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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
  • 스톤 메이든스
  • 로이드 데버로 리처즈
  • 17,820원 (10%990)
  • 2026-06-08
  • : 2,645


#히치하이킹, #트럭운전사, #제의적인패턴(외과적기술), #만토프스키(이민자살해범), #제의화, #검정파리, #가봉가봉, #루터교, #사실관계, #표류물분석, #부분지문, #AFIS(자동지문시별시스템), #핏자국, #과학수사분석, #다화종장미덤불의씨앗, #식별문자, #자낙스두알, #돌부적삽입하는습관, #가스크로마토그래프, #다섯개의돌, #두명의사망한소녀, #그중한명의목구멍에서하나가발견된다, #돌부적, #처형행위, #말릭가봉가봉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스릴러 소설을 읽다 보면, 간혹 이게 사실인지, 픽션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피가 튀고 살이 깎여나가는 잔혹함 보다도,  인간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기괴한 내용이 생생하게 전해질 때 특히 그런 것 같다. [스톤 메이든스]라는 작품이 딱 그랬는데, 표지에서부터 식인을 전면에 내세운 이 소설은, 인디애나주의 평화로운 숲속을 무대로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작된다.



10대 가출 청소년 벳시 라이언, 그리고 놀이공원에 갔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19세의 미시 후퍼. 발견된 시신들의 상태는 처참했다. 정교한 외과적 기술로 내부 장기가 전부 도려내져 있었고, 절개 부위 주변에는 피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범인이 살해 직후 시신을 깨끗이 씻겼다는 뜻이다. 그래서 인지 살인이 저질러진 곳은 항상 물가였다. 더구나 성폭행 흔적도 없다. 이건 성적인 욕구 충족이 아니라, 무언가 목적을 가진 철저한 제의적 패턴의 살인이다.



** 제의적- 제사의식, 의식에 걸맞는, 의식과 관련된.


이야기는 FBI 법의 인류학자 크리스틴 플루지크 시점으로 진행된다. 35세의 그녀는 과거의 끔찍한 기억으로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으며 매번 자낙스 두 알로 간신히 버티는 위태로운 인물이다. 그녀의 과거, 기억 속에는 <청록색 깃털 가면을 쓰고 칼로 자신의 옆구리부터 엉덩이까지 베어버린 정체 모를 습격자>가 존재한다. 그런데 이번 연쇄살인 현장에서 발견된 증거물들이 그녀의 끔찍했던 과거와 너무도 비슷하다. 인디애나주 숲속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국적인 새의 깃털, 그리고 피해자들의 찢어진 식도와 기도 안에서 발견된 정교하게 조각된 돌 부적. 이것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소설은 아주 기괴하고 흥미로운 단서를 보여준다.  바로 파푸아뉴기니 고지대에 존재한다는 악명 높은 식인 부족, 가봉가봉 부족의 풍습이다. 실제 가봉가봉이라는 부족은 검색하면 확인되지 않는다. 실제 있었던 여러 부족과 식인 풍습을 섞은 형태로 식인 부족을 표현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 파푸아뉴기니에 식인 풍습을 가졌던 실제 부족으로는 포레 부족이나 아스마트 부족 등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특히 포레 부족은 죽은 친족의 시신, 특히 뇌를 나누어 먹는 의식적 식인 풍습 때문에 쿠루병이라는 치명적인 신경 질환을 앓았던 실제 기록이 있다. 이와 비슷하게 코로와이 부족은 현재까지도 식인 풍습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몇 안 되는 부족 중 하나인데, 이들은 누군가 병으로 원인 불명의 죽음을 맞이하면 악령이 그 몸을 먹어 죽인 것으로 보고 복수 차원에서 그 악령이 빙의했다고 믿는 자를 잡아먹는 방식의 제의를 행했다. 2012년에도 관련 사건이 보고된 기록이 있을 만큼, 이건 아직 완전히 사라진 문화가 아니다. (그러니까 가봉가봉 부족이라는 건 허구다. 하지만, 파푸아뉴기니 고지대의 포레 부족은 의식적으로 식인 풍습을 가졌다는 건 사실이다.)



소설 속 가봉가봉 부족은 죽인 자의 내장을 먹어치운 뒤, 빈 뱃속이나 기도에 돌 부적을 삽입해 조상의 영혼을 기린다고 한다. 원시 부족의 이 끔찍한 제의가, 도대체 왜 현대 미국의 인디애나주 한복판에서 재현되고 있는 걸까.  사람의 잔혹함은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걸까, 아니면 태어날 때부터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걸까 사람의 잔인한 성향도 어느 정도 타고나는 건 아닐까 싶었다.








이후에 세 번째 희생자인 14세 소녀 줄리 히스가 실종되고, 결정적인 목격자가 등장한다. 부모를 화물열차 사고로 잃고 형과 할아버지와 사는 11세 소년 조이 템플턴이다. 밴드 연습을 마치고 집에 가다 우연히 트럭 짐칸에 뭔가를 쑤셔 넣고 있는 남자를 목격한 조이, 조이의 진술이, 나중에 한 보안관에 의해, 결정적인 진술이 된다. 조 맥패런 보안관은 조이가 말한 장소를 찾아가, 타이어 자국과 핏자국을 확인한다. 그렇게 범인의 몽타주가 작성된다.



처음에 목격자가 어른이 아니라는 것 때문에 조이의 진술은 의심을 산다. 하지만 조이의  비상한 기억력으로,  열한 살짜리 소년이 목격한 범인의 몽타주라는 설정이 더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강력한 용의자도 수면 위로 떠오른다. 조현병 치료제를 복용하며 블랙아웃 증상을 겪는 22세의 청년 데이비드 클레어몬트. 어린 시절부터 돌을 조각해왔고, 낡은 트럭을 몰며, 사건 당일의 기억이 없다고 울부짖는 그가 체포되면서 사건은 허무하게 종결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소설을 여기까지 읽으니, 묘하게도 찝찝함이 생긴다. 직감적으로 데이비드가 진범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범인은 페인트라는 결정적인 부분이 있다. 여 주인공 크리스틴도 데이비드가 범인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물론 주인공의 말을 덧붙여, 겨우 절반정도 읽었을 뿐인데, 범인이 이렇게 빨리 밝혀질리가 없다. 그런 점에서 진짜 숨겨진 악마는 따로 있을 확률이 높은 듯 보인다.



소설 속에서 은밀하게 등장하는 또 다른 인물, 놀이공원에서 미시 후퍼를 유혹해 트럭에 태웠던 간판 도색업자 (재스퍼)라는 남자를 주목해야 한다. 첫 번째 희생자의 머리카락에서 발견된 페인트 흔적, 그리고 재스퍼가 스위트릭 리조트에서 페인트 작업 속도가 빠르다고 칭찬받던 인물이라는 점은 그가 범인임과 동시에 데이비드와는 또 어떤 접점이 있는지 궁금하게 한다.



어쩌면 조현병을 앓는 데이비드는 교묘하게 짜인 판에 희생된 제물이고, 진짜 가봉가봉 부족의 잔혹한 피를 이어받아 깃털 가면을 쓰고 칼을 휘두르는 자는 재스퍼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데이비드가 곧 재스퍼이며, 조현병으로 자신의 살인을 감추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크리스틴이 데이비드의 체포 과정을 떠올리며 어딘가 김이 새는 것 같고 이상하다고 느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작가가 이 기괴한 살인 사건과 식인 부족의 설정을 엮은 [스톤 메이든스]는 마치 양들의 침묵과 같아 보인다. 피해자의 피부를 벗기는 독특한 방식이 불연듯 생각나게 한다. 물론 여성 주인공의 트라우마 또한 두 작품에서 함께 보여지는 부분이라 더 그런 것 같다. 


 식인부족이라는 책의 부제 때문에 계속해서 <식인>이라는 단어를 각인하다시피하며 이 소설을 읽게 되는데, 인간의 야만성과, 세대를 타고 나오는 악의 본질은 비단 과거만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실제 검색을 하면 식인 이상으로 장기 밀매, 장기적출도 자행되는 시대다. 현실은 영화보다 더 잔인하다.



약 두 알로 버티면서도 현장을 떠나지 않는 크리스틴이, 어린 아이들만 집요하게 찾아 욕망을 채우려는 살인자를 쫓는다. 아직 이야기의 진짜 엔딩은 보지 못했지만, 숲속 어딘가에서 날카로운 칼날을 쥐고, 다음 제의를 준비하고 있을 진범의 기척이 느껴져 마치 실제로 어딘가에서 지금도 벌어지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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