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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
  • 정재환의 다시 만난 한국사
  • 정재환
  • 18,000원 (10%1,000)
  • 2026-03-31
  • : 280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5000년 역사 중에서 딱 10개의 사건만 알려주는 책이다. 이 10가지 사건들을 통해서 우리가 지금 여기 있는 이유를 짚어낸다. 



책은 한반도 구석기를 시작으로 단군신화가 역사적 사실인지, 아니면 신화인지를 묻는다.  단군을 단군왕검이라 부르는지, 단웅천왕이라 부르는지. 웅녀의 등장 여부, 건국 시기도 책마다 다르다.. 저자는  단군에 관한 자료가 하나가 아니었다는 증거로  각기 다른 기록자에 의해 서술되었다고 설명한다. 그 설명을 통해 다른 책과는 차별점이 있다고 느꼈고,  거기다 요하 문명 이야기가 추가된다.



책에서 알려주는 내용은 새로웠다. 만리장성 바깥에서 황하보다 훨씬 오래된 신석기 문화가 발굴됐다. 기원전 4500년에서 3000년 사이의 홍산 문화가 그것인데,  그 유적에서 빗살무늬토기, 적석총, 석관묘가 나왔다. 황하 문명과는 계통이 전혀 다르고, 시베리아에서 몽골 초원, 그리고 만주에서 한반도로. 이후 일본으로 이어지는 북방 계통의 문화라고 한다. 중국은 이걸 발견하자마자 황제의 후손으로 편입시켜버렸다. 역사 공정이 실제로 이렇게 작동한다는 걸, 저자의 설명을 통해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저자는 우실하 교수의 가설도 소개하는데, 꽤 설득력 있다. 홍산인 일부가 중원으로 내려가 황제족이 됐고, 다른 일부는 북방에 남아 고조선과 연결된 집단이 됐을 거라는 거다. 요하 문명을 중화 문명의 뿌리가 아니라, 동북아시아 공통의 시원 문명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2024년 [네이처]에 실린 논문까지 연결되면서, 단순한 가설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저자가 경계하는 지점이 있다. 오래된 역사가 반드시 자랑거리가 되는 건 아니라는 거다. 일본 구석기 유물을 조작한 후지무라 신이치처럼 미몽에 빠지거나, 조선의 역사를 의도적으로 짧게 끌어내리려 했던 일제 식민 사학자들처럼 되지 말라고 강조한다. 중요한 건 실체에 가까이 가는 것이지, 더 오래된 역사를 주장하는 게 아니라는 저자의 태도가 새로운 각도로 읽혔다.



이후 갑신정변 3일 혁명에 대한 글은 1884년 10월 17일 저녁 7시, 우정국 개국 축하 연회 장면을 묘사한다. 개화파와 수구파, 미국, 영국, 청국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9시, 창덕궁 방화 시도가 실패하자 근처 초가에 불이 났다. 민영익이 칼에 찔려 돌아오며 연회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김옥균은 고종을 경우궁으로 옮긴 후 실세들을 처단했다.

다음날, 새로운 정부를 세우고 14개조 정령을 발표했다.



저자는 이 14개조를 꼼꼼하게 짚는다. 신분제 폐지, 만민 평등, 공평한 인재 등용, 재정 일원화, 입헌군주제의 초기 형태를 언급한다.   지배층 스스로 계급 해체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한다. 3일 만에 실패로 끝났지만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거기서 끝내지 않는다. 정령에 담긴 내용들은 우리가 살아남았다는 거다. 10년 뒤 갑오개혁에서 신분제 폐지가 현실이 돼었으며, 과거제가 폐지됐다. 이후, 갑신정변이 독립운동과 조선어학회로 이어진다. 


5000년을 10개로 압축했지만, 그 중에서도 굵직한 사건들만 다룬다. 한국사를 어느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저자의 생각을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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