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솔직히 복잡한 수식이나 자동화는 늘 버거웠다. 함수 하나만 잘못 걸려도 오류가 줄줄이 따라오고, 그거 잡다가 정작 해야 할 일을 못 끝내는 경우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엑셀 작업이 생기면 괜히 긴장부터 됐다. 미리부터 피곤해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러다 [엑셀 대신 챗 GPT]을 보게 되었다. 처음엔 솔직히 반신반의했는데, 함수 없이 말로만 하는게 진짜 되나 싶었다. 게다가 책도 얇아서 전부 다 소개되는 내용일까 라는 생각도 했다. 근데 막상 읽어보니까, 이건 엑셀 기능을 다 설명하는 책이라기보다는 그냥 필요할 때 바로 꺼내 쓰는 노트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냥 가볍게라도 따라 해보자는 생각으로 예제를 하나씩 따라해봤다.

가장 먼저 해본 건 KPI 목표 달성률이랑 YoY 계산이었다. 예전 같으면 SUMIFS에 YEAR, MONTH까지 섞어 쓰면서 참조 꼬인 거 하나씩 잡아야 한다. 시간 다 가는 작업이었다. 솔직히 하다가 엑셀 꺼버린 적도 몇 번 있었던 것 같다. 근데 이번에는 "2025년 4분기 월별 KPI를 목표 달성률과 YoY 성장률로 계산해서 표로 만들어줘"라고 입력했더니, ChatGPT가 알아서 표를 만들어준다. ROUND 니 VLOOKUP 이니 이런 거 하나도 안 건드리고 말이다. 그 순간은 좀 얼떨떨했다. 이게 되네? 싶어서.
이거 해보면서 느낀 건 하나였다. 이게 요즘 말하는 <바이브 엑셀>이구나 싶었다. 바이브코딩이라고 책을 통해 대강의 내용은 알고 있긴 했다. 그런데 바이브 코딩은 예전처럼 함수를 외워서 조합하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더 중요해진다. 결국은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많이 달라지는 느낌이었다. 프롬프트 처럼 말이다. 책에서도 그걸 계속 강조하는 느낌이었고, 유튜브 강의까지 같이 보니까 흐름이 잡혔다. 완전히 이해했다기보다는, 이 정도면 실무에서 한번 써볼 수는 있겠다 싶은 정도다.

나와 관련이 없는 보고서 내용 예시도 그렇다. 예산안 보고서 작업도 비슷했다. 항목이 많아서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월별 예산 대비 실적을 비교하는 표 구조 짜줘"라고 하니까 틀을 먼저 만들어줬다. 내가 할 일은 숫자 채우는 정도였다. 시간도 확실히 줄었고. 이건 생각보다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느낌이다.
재무 데이터 비용 분류 예시는 더 와닿았다. 법인카드 내역 쌓이면 그거 분류하는 게 진짜 귀찮은데, (회사마다 자동분류 기능이 있는 프로그램을 쓰기도 하지만) 엑셀로 하려면 IF, SEARCH 계속 엮어서 돌려야 한다. 키워드 하나 빠지면 다시 고치고, 해본 사람은 알 거다. 거의 반복 작업이다. 근데 챗 GPT한테 기준을 주고 "사용 내역 보고 분류해줘"라고 하니까 <스타벅스>는 식비, <KTX>는 교통비로 나눠서 결과를 만들어줬다. 완벽하다고 하긴 좀 그렇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쓸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건 확실히 예전 방식으로는 좀 힘들었던 부분이다.
CS 데이터 통계나 간단한 분석도 비슷했다. 프롬프트를 구체적으로 쓰니까 결과가 확 달라졌다. 대충 물어볼 때랑은 차이가 꽤 컸다. 이 부분은 직접 해보니까 더 느껴졌다.
딥 리서치나 경쟁사 분석 쪽도 한번 써봤다. 평소 분석이나 리서치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엑셀을 구상할까 싶었는데, 챗 GPT가 큰 틀을 먼저 잡아준다.엄청 빨랐다. 리서치나 엑셀 작업을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일하는 방식은 정말 더 빨라질 것 같다. 정확한거는 당연하고,
이런 걸 쭉 해보면서 느낀 건, 그렇다고 바이브 엑셀이 엑셀을 완전히 대체하는 개념은 아니라는 점이다. 내가 원하는 걸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면 결과도 애매하게 나온다. 결국 기본은 있어야 한다. 대신, 그 기본 위에서 속도를 확 끌어올려주는 건 확실하다. 잘 쓰면 시간을 많이 줄여주긴 한다.

책 자체는 얇은데, 오히려 그래서 부담이 없었다. 두꺼운 엑셀 책처럼 보다가 지치는 느낌이 아니라,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바로 써보는 쪽에 가깝기 때문이다. 유튜브 강의도 같이 있어서 막히는 부분은 영상으로 확인하면 됐고. 다 이해하고 넘어갔다기보다는, 일단 써먹을 수 있는 건 건졌다는 느낌이다.
이걸 다 익힌다고 해서 갑자기 엄청 대단해지는 건 당연히 아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예전처럼 함수 붙잡고 시간 보내는 일은 좀 줄어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