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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니니님의 서재
  • 사라바 1
  • 니시 카나코
  • 12,420원 (10%690)
  • 2016-01-18
  • : 634

혹독한 과정에서 연소되어 버린 나머지 스스로를, 그리고 그 주변인=가족까지 파괴해버리는 이들의 소식을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되는 작금이다.

 

자살률 1위. 한탄할 일이 아니다. 언제든 나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사실, 죽고 싶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이들이 몇이나 있을까. 나이가 들수록 과거에 저질러왔던 실패가, 손에 잡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날이 갈수록 더 멀어져가는 '안정'이 더 아프게 느껴진다. 너무 아파서 견딜 수 없어 다 관두고 싶을 때, 언제 어디서든 저지를 수 있는 손쉬운 죽음의 유혹에 이끌리게 된다.

 

이 때 절실한 건 구원이다. 위로다.

노오오오력을 하며 티끌만큼 남은 에너지를 모조리 불태우라고, 지금 네가 겪는 고통은 고통도 아니라고 채찍질을 해대는 자기 계발서나, 절망감을 냉소적으로 읊조리는 누군가의 글은 구원이 될 수 없다.

 

혹자는 훈풍 같다고 했다. 공감한다. '사라바'는 배어나온 피땀을, 피눈물을 따스하게 말려주며 비강을 타고 들어와 몸을 데워주고, 앞으로 나아가보라고 등을 살짝 떠밀어주는 훈풍 같은 작품이다.

 

과정의 형태가 조금씩 다를 뿐, 우리 모두는 다카코고, 아유무다.

무대는 같았지만 삶이 판이 하게 달랐던 그들, 두 남매의 결론은 같다.

 

구원의 주문을 외우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

 

사실 그 구원의 주문이나 형식이 무엇이든 상관 없다. 유대교든, 알라신이든, 사토라코몬이든, 고둥이든, 뭐든. 극복과 건강한 성장을 유도해낼 수 있다면.

 

주저앉지 않고, 침잠해버리지 않고, 오로지 '나'로만 가득찬 내 심신을 앞으로 굴려나갈 수 있는 힘을 주는 책이라고, 나는 사라바를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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