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책을 읽고 단순히 작가가 좋아서 어쩔 수 없이 읽었다거나, 독자 자신의 몰이해를 작가의 글솜씨의 폄하로 이어버리는 식의 논평은 참으로 안타깝다. 나는 이 '포르토벨로의 마녀'야 말로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창작물의 절정에 이르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책은 우리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과 결코 뗄레야 뗄 수 없는,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잊고 외면하는 근본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포르토벨로의 마녀'는, 작가의 여느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쉬이 읽히면서도 결코 그 내용은 가볍지 않다. 이 책은 작가의 어떤 책보다도 어쩌면 가장 어려우면서도 또 한편으론 가장 깊고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 작가는 수십,수백,수천년 전의 역사를 거슬러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인간들이 고뇌하고 세상에 던진 고민과 질문들을 풀어나간다.
소설이 제기하는 문제들은, 이 세계는 보이지 않는 실재, 즉 실제로 존재하는 실재의 그림자에 불과하다라는 고대 어느 철학가의 말을 떠오르게 한다. 우리가 믿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들은 다만 껍데기, 변하고 사라지는 것들, 다수 사람들의 오만과 기만으로 이루어진 거짓을 진실이라 믿으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작가는 아테나라 불리우는 한 여자를 통해 이런 문제들에 대한 상념을 풀어나간다. 딱히 어떻게 더 설명하지 못하겠다. 이 책의 주제는 내가 말할 수 있을 정도의 가벼운 것이 아니며 그 가짓수가 많고 깊고 넓다. 그러나 그것들은 결국은 하나의 근본적인 문제이다.
시간을 거슬러 고대부터 역사가, 사상가, 철학가들이 고민해오던 문제들을 파울로 코엘료 역시 고민했으며 그 고민을 소설로 풀어가고 있다. 이것은 이런 당연한 고민과 질문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한 사람에게는 근원적인 실재를 탐험하고 고민케 하는 시작과 같은 문을 열어 줄 것이고, 그러한 고민을 해보았던 사람들에게는 작가의 생각을 비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그리고 세상사람들이 실재를, 아테나처럼 혼연일체 되어 찾진 못하더라도,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