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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님의 서재
  • 걸똘마니들
  • 김경숙
  • 15,300원 (10%850)
  • 2023-05-26
  • : 14

제주 4.3사건의 슬픔을 한 가족사를 통해 풀어쓴 이야기, 《걸똘마니들》은 일단, 이야기의 흡인력에 압도되어 손을 놓지 못하게 한다. 작가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서사의 힘과 스토리 텔러의 능력이 상당하다. 마치 영화를 보듯, 드라마를 보듯, 마력에 이끌려 책장을 넘기다 보면 결말과 마주한다. 역사이야기 따로, 가족사가 따로 겉도는 것이 아닌, 제주사건과 가족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이 장편의 큰 장점이다.

 

한국, 일본의 시대상황과 1948년도의 제주상황, 여수반란사건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전개가 돋보이고 철저한 자료조사와 현장감으로 매 장면 장면이 생동감 있게 묘사되어 있다.

현재 시각이 소설의 앞부분과 뒷부분에 보완되어 있어서,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고, 옛날에서 현재로 변화된 모습이 잘 서술되어 궁금증이 속 시원히 해소된다. 또한 제주의 현 모습이나 제주평화공원에 대한 묘사는 독자로 하여금 그 역사적 자취를 꼭 찾아봐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심어준다.

 

등장인물들의 잔잔한 내면과 심리가 웅장한 서사의 틈새로 잘 드러난다는 점도 돋보인다. 굴곡진 역사의 줄기를 그리다보면, 놓치기 쉬운 인물들의 심리이지만, 마지막까지 따라가다 보면 결국 인간애와 맞닥뜨린다. 특히, 이 소설의 핵심인물인 남수와 해미의 쌍둥이 형제는 남다른 형제애를 발휘하여 죽음을 무릅쓰고 서로를 지키려 하는 모습에 매번 울컥해진다.

역사의 질곡으로 인해 가족의 파탄이 유난히 드러나는 서사이지만, 인물들의 고독한 내면과 함께 가족의 끈을 끝까지 이어가려는 안간힘과 애정 또한 보여주기에 불행 속에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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