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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님의 서재
  • 황금 누에의 비밀
  • 조미형
  • 11,700원 (10%650)
  • 2021-12-30
  • : 49

열 살 또래의 아이들 우치, 자하, 비윤을 중심으로 신라의 신궁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비단 상인을 꿈꾸는 우치, 자유인이 되기를 꿈꾸는 신궁의 신녀 자하, 높은 관직에 오르기를 꿈꾸는 귀족자제 비윤, 세 아이를 통해 신라사람들의 모습을 다양하게 엿볼 수 있다. 서두에 나온 잠제는 이야기를 몰입하게 하는 단초가 되면서 끝까지 동화를 이끌어가는 동력이 된다. 신분이 다른 세 아이의 순진하면서도 옥신각신 다투는 사건은 재미와 웃음을 선사하고, 우치와 자하의 우정이 고비를 맞을 때는 자하와 비윤이 연결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마저 일었다. 비윤이 강에 빠져 허우적대는 장면은 악의 징계라는 의미도 있지만 결국 살아나게 함으로써 작가는 휴머니즘을 선택한다.

누에가 뽕잎을 먹으며 누에 실을 뽑아내는 것은 마치 아이들의 성장통을 의미하여 서라벌 들판, 신궁 등의 배경에 잘 어우러지는 소재이다. 우치, 자하, 비윤 세 아이 역시 잠제 의식의 역경을 치른 후에 더욱 성장하기 때문이다. 마침내 황금 누에고치가 최고의 제물로 선정되는 것은 값비싼 것이나 반짝이는 것이 아닌, 돈으로 살 수 없고 오랫동안 정성으로 보살피고 키운 것이 최고라는 교훈을 주기도 한다.

서역말이 있다는 것도 이 동화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오늘-알야윰, 내일-거단, 동서남북-르꾼, 거르분, 자누분, 말룬 등이다. “뽕잎이 바닥에 후드득 흩어졌다. 누에들이 몸을 비틀고 있다. 몇 마리는 똥을 줄줄 싼다. 누에들이 몸부림을 치면서 입으로 노란 물을 뱉어냈다. 꼭 토하는 것처럼 보였다. 꾸욱꾸욱, 누에들이 꾹꾹 토,하는 소리가 소낙비 소리처럼 귀를 때렸다.” 마치 눈으로 보는 듯 생동감 있는 표현들이 이야기를 실감나게 하고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것 같다. 단아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문장에 이야기의 구성, 심도있는 주제 등 나무랄 데 없는 동화이다. 역사를 배울 수 있고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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