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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마오님의 서재

표지를 보면 한 사람이 까만 옷을 입고 오른쪽 위에 서 있다. 그 사람이 니체인가 궁금했다. 제목이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니까. 그런데 그는 니체가 아니다. 루 살로메다. 이 작품은 루 살로메로 시작해서 루 살로메로 끝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루 살로메가 니체의 치료를 브로이어 의사에게 부탁함으로 해서 그들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루 살로메라는 여인이 니체의 병의 원인이라 생각한 브로이어 의사가 니체에게서 그 고백을 듣기 위해, 아니 자신에게 마음을 열게 하기 위해 자신도 똑같은 고통을 겪었다고 하면서 니체를 만나게 된 간접적인 의학 사례보고에서 가명으로 얘기한 환자 안나 O에 대한 욕망을 고백하며 자신의 고통을 철학적으로 치유해주기를 바라면서 대화를 이어가기 때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그 시대 존재했던 인물들이다. 작가는 그들을 만약 이들이 만났더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으로 제대로 조우시켰다. 니체를 브로이어의 안나 O처럼 만들고 실제로 그랬을지도 모르는 브로이어의 생각을 니체의 철학으로 풀어내고 또한 프로이트를 등장시켜 꿈과 최면요법으로 치료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작가가 이야기하는 것은 니체의 철학이 아니다. 그의 저서 제목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을 빌려 말하자면 지극히 인간적인 이야기다. 인간의 내면에 자리 잡은 단순한 욕망을 어떻게 스스로 극복할 것인가를 말하고 있다. 브로이어의 안나 O에 대한 욕망과 니체의 루 살로메에 대한 욕망을...


내가 니체를 만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못했다. 하지만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무조건 읽으려고 했더니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철학적 내용은 이해할 수 없지만 인간이 산다는 게 어차피 개똥철학 하나쯤 가지고 사는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지극히 단순하고 간단하게 그들의 삶의 한 조각을 들여다본다고 생각을 하니 의외로 쉬웠다.


그렇다. 니체는 니체답게 차라투스트라를 머리에 잉태하고 출산하며 살다 간 것이고 브로이어는 브로이어답게, 루 살로메는 그녀답게, 안나 O로 불린 베르타 파펜하임까지 그 일을 극복하고 잘 살다 갔다.

 

그러니 나도 그저 나답게 살다 가면 그뿐이다. 니체가 말했듯이. “나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그리고 “너 자신이 돼라.” 그리고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무엇이든지 결국 나를 강하게 만든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내 병은 축복이다.' 이 말에 공감하며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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