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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상 8체질의학 3
  • 이강재
  • 63,000원 (10%3,500)
  • 2018-03-30
  • : 156

『임상 8체질의학 Ⅲ』에 관하여

 

인류의 문명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게 된 계기는 문자의 발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자로 지식을 남겨 놓았기에 초학자들은 이전 세대의 지식을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과거의 지식을 익혀 전문가가 되면 더 새롭고 발전된 내용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의료인을 위한 8체질의학서는 전무했다. 그래서 8체질의학에 입문하려면 어려움이 많았다. 8체질의학의 창시자인 권도원 박사조차 논문을 발표한 것 외에는 제자를 양성하지 않았으며, 8체질의학서를 출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황무지 속에서 이강재 선생은 의료인은 위한 8체질의학 입문서인 『학습 8체질의학』 과 『학습 8체질의학 Ⅱ』를, 실제 임상례를 실은 『임상 8체질의학』 Ⅰ과 Ⅱ를, 체질맥진에 관한 『체질맥진_Key of ECM』을 썼고, 대중서로 8체질에 대한 개념을 익힐 수 있는 『개념8체질』을 펴냈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되는 『임상 8체질의학 Ⅲ』은 이강재 선생의 8체질의학 임상 20년을 정리한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의 2001년부터의 임상례가 순서대로 실려 있다. 의학에서 임상례는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임상례는 이론을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배우게 되는 자료이지만, 환자의 병리적인 상황을 의사가 어떻게 판단하고 컨트롤하며, 개인과 병기에 따라 다른 질병의 상황에서 치료의 포인트를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물론 초심자는 저자가 기록해 놓은 내용의 이면을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반복해서 읽고 임상을 하다보면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핵심을 알게 될 것이다.

 

축구 시합 전에 세트 플레이를 해 보고 자신의 기술을 점검한 후 준비를 마쳤을지라도 실전에 들어가면 연습에서 없었던 상황들에 부딪히곤 한다. 경험이 많은 선수들은 새로운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여 능숙하게 경기를 풀어나간다. 진료실이라는 현장은 서로 다른 체질을 가진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만나는 실전 경기와 같다. 짧은 순간에 진맥을 하여 체질을 판별하고 증상의 원인을 분석하여 처방을 내려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다. 경험이 많은 의사들은 물론 이러한 상황을 능숙하게 풀어나가겠지만, 초심자나 경험이 부족한 의사들에게는 늘 진땀을 흘려야만 하는 전쟁터이다. 이 책은 8체질의학 임상에서 만나게 되는 얽힌 실타래와 같은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임상서이다.

 

지금껏 한의학서적 중 치료의 경과를 실어 놓은 책이 별로 없는 실정이다. 치료의 과정을 일일이 기록하고 정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질병 자체만 세세하게 바라보는 서양의학과는 달리 한의학은 질병이 발생한 사람의 몸을 관찰하는 학문이다. 그렇다보니 진단과 치료의 방법을 객관적으로 기술하는 것은 어려움이 많다.

 

췌장, 위장이 최약장기인 수체질과 폐, 대장이 최약장기인 목체질이 위염에 걸리면 양약은 위염이라는 상황에 똑같이 약을 투여하지만, 체질의학에서는 침 처방과 약 처방이 아예 다르게 된다. 위염이 발생했을지라도 자세히 살펴보면 체질이 다르므로 위염의 양상 또한 달리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세세한 부분들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게 어렵다 보니 그동안 도제식으로 많이 전수되거나 사장되기 일쑤였다.

 

또한 실력이 미천하거나 안목이 부족한 이들은 자신과 다른 치료법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면서 잘못되었다고 치부하기가 일쑤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상례를 공개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칭찬과 공감보다 비난이 더 난무하는 이 풍토에서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치료의 프로토콜에 대한 객관성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치료의 과정에서 왜 라는 의문을 해소할 수 있어야, 현재의 치료에 어려움이 닥쳐도 방향을 전환해서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점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준다.

 

「쿵푸허슬」이라는 영화의 엔딩 장면에 주인공은 여래신장으로 상대를 제압하는데, 이 여래신장은 어릴 때 구입한 무술 책에서 배운 것이다.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명대사라고 생각되는 대목은 “고수에게는 책임이 따르는 법” 이 말이다. 고려청자의 기술이 전수되지 않았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전의 8체질의학계에서 생각해볼 만한 말이기도 하다.

 

이번 책은 8체질의학에 대한 저자의 열정으로 이룬 결실이다. 8체질의학에 대한 이론서와 임상서를 모두 저술했으니, 후학들은 좀 더 편하게 시간을 절약해서 익힐 수 있다. 이러한 열정은 또 다른 후학에게 이어져 더 나은 8체질의학의 지평을 열어갈 것임을 확신한다.

 

안양시 경한의원 박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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