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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py24님의 서재
  • 허준의 후손은 고3 수험생
  • 이윤진
  • 12,600원 (10%700)
  • 2022-04-05
  • : 40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주인공 허씨 집안의 36대손 준호가 조상인 허준 선생님 영혼의 가르침을 받아 의식을 잃은 아버지를 치료한다는 내용으로 


제가 좋아하는 구절중 하나인 기혈이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못하면 아프다는 뜻의 ‘통즉불통 불통즉통’이란 허준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준호는 기운으로 변하여 아버지의 몸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혈은 혈맥을 따라 흐르고, 기는 경락을 따라 흐르니 정수리에 있는 백회혈을 시작으로 수태음폐경부터 기운이 흘러가는 순서대로 12경락을 훑어 보고 기경8맥중의 임맥과 독맥의 흐름을 정상화 시키는 여정을 통해 아버지는 의식을 회복하게 되는데,   


막힌 기운을 풀어주기 위해 기를 주관하는 수태음폐경을 치료하여 기체(氣滯, 기가 막혀서 흐르지 못함)를 풀어주고, 이와 표리관계인 수양명대장경을 지나 족양명위경에서 본격적으로 체액이 끈적하게 저류돼 생기는 담음(痰飮)을 치료하는데, 이때 무릎위에 위치한 양구혈을 사용하여 경맥에 병이 들었을 때 제일 먼저 강력하게 반응할 수 있는 극혈(郗穴)이라는 개념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족태음비경으로 이동하여 습(濕)으로 무거워진 다리를 태백혈을 이용하여 가볍게 한후 화(火)의 장기인 수소음심경으로 넘어가  상부로 뜨겁게 오르는 허화를 치료하는데, 먼저 아래로 기운을 내려주기 위해 족양명위경의 족삼리를 그 다음에 수소음심경의 소부혈을 치료하면서 전체의 흐름을 바라보며 치료를 하는 방법을 보여주었지요. 


수태양소장경, 족태양방광경에서는 어깨 주변의 혈자리들을 치료하며 지나가고, 족소음신경에 이르러서는 우리 몸의 근본 영양을 구성하는 물질로 정(精)에 대해 설명하면서 검은 빛깔의 족소음신경으로 신허를 치료합니다. 


그리고 수궐음심포경, 수소양삼초경을 지나 족소양담경과 족궐음간경에 이르러서는 기가 막히고 혈이 부족해서 생긴 어혈(瘀血)을 치료하며 끝으로 임맥과 독맥을 지나면서 인체의 경락을 지나는 여정을 마무리합니다. 


12경락의 5수혈과 기경8맥의 일부인 임맥, 독맥으로 한의학에서 인체를 바라보는 경락체계를 간단히 다루었고 기, 혈, 정, 습, 허화, 담음, 어혈 등의 개념을 쉽게 소개하였습니다.  



이미 한의학의 경락학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식상한 내용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양의학에 익숙하고, 한의학에 대해 잘 모르는 초등학생, 중고등학생들에게는 동의보감의 저자로 친숙한 허준 선생님의 후손이라는 설정을 통해, 한의학 용어와 경락체계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할만한 내용입니다. 


수 천 년간 이 땅 위에서 살아온 사람들을 치료해온 한의학은 아직도 우리말에 그 표현이 남아있습니다. 


소화가 안되어 배가 아프면서 손발이 싸늘해 지고 머리가 아플때 ‘체했다’ 라고 하는데, 이 말은 ‘무언가 막혔다’ 라는 뜻입니다. 즉, 소화를 시키기 위해 기운 소통이 되어야 하는데 기운이 약하거나, 기분이 나쁘거나, 무언가 고민거리가 많아 골똘히 생각할 때는 소화기로 기혈이 잘 가지 않게 되면서 기체(氣滯)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어르신들 중에는 허리가 아플때 ‘방광(족태양방광경)’이 아프다라는 표현을 하시기도 하구요. 


흔히 들어보았을 ‘담 결린다’ 라는 말은 비생리적인 체액인 담음(痰飮)이 기혈 흐름을 막아서 갑자기 가슴과 등, 팔과 다리 옆구리 같은 부위가 마치면서 아픈 증상을 말하지요.


이외에도 ‘간떨어지다’, ‘담력이 세다’, ‘신나다’, ‘비위가 좋다’ 등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는 말에는 인체를 바라보는 한의학 용어들이 많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일찍부터 한의학과 관련된 문학적 체험을 통해 인체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시각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며 짧은 소감을 마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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