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에 뮤지션의 설명이 없다는 건, 변명을 할 여유조차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인가? 아니면 상상의 다변화를 유도하는 것인가? 어쨋든 나처럼 시간이 없어 뮤직비디오를 볼 수 없는 사람에게 설명조차 없는 건 분명, 불친절이다.
서태지가 한참 잘나갈 무렵, 난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그닥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나중에 예의차원에서 베스트앨범을 듣고는 모나지 않은 전문가의 솜씨를 보았다.
음악적인 어떤 이론에 밝지 않은 나로서는 모라 말할 수는 없지만,
그가 이제 서른 중반을 가지 않나? 싶은데, 여전히 그는 20대의 불안정한 혹은 여린 얼굴과 목소리를 하고 있다. 전문가의 모난 테크닉인가 싶으면 귀에 익은 멜로디다. 가사를 꼼꼼히 살펴보질 않아서 종합적인 판단은 미루는 중이다.
어찌되었든 누구는 서태지를 최고의 문화상품이라고 하는데.
서태지라는 인간과 그의 음악은 하나로서 인식되고 들려지니 불리한 게임은 아니다.
모나지 않은 전문성과 대중성, 서태지가 가진 최고의 자산이다. 그의 외모처럼.
친절한 뮤지션은 아니지만, 앨범을 사서 후회하지는 않았다.
곡이 많지 않아서 아는 사람이면 무지 욕했겠지만, 자신의 사생활을 철저하게 감추는 서태지라 시비할 것도 많지 않다. 이래저래 자기 보호막은 단단히 쳐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