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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온의 술사들 2
  • 박에스더
  • 15,300원 (10%850)
  • 2024-08-20
  • : 181


"내가 갈게. 너에게로."
『가온의 술사들2』
글|박에스더
그림 |먹는빵(박현정)
출판사 |비룡소

그때,
우리의 청춘은 유월의 바다처럼
푸르렀고 넘실거렸다.
경계에 서 있던 마음은
청춘의 바다를 내달려 끝까지도
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 끝에서 파도의 포말처럼
애달피 사라질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 있는 모든 나날은 전부 자네들과 함께일 거야."◀
버스를 기다릴 때, 고등학생 여자 2명의 이야기가 들렸다.
"이건 무덤까지 가져가는거다."
무덤까지 가져가기에는 이미 비밀을 공개적인 장소에서 타인에게 발설하고 있고, 어딘가에 비밀은 이야기로 떠돌고 있었다.

2권의 부제목은 "여름은 저물고"였다. 짝꿍이 된 강율, 산영, 종하가 셋이서 미리뫼에 가서 여름방학을 보내는 것으로 여름의 시간이 가고있는 것을 보여줬다.

1권이 재미있었던터라 2권을 바로 읽었다.
2권의 줄거리 키워드라고 한다면 '비밀'이다.
애초에 밝힐 이유가 없었다면 조용히 지나갈 것이었지만 1권에서 무언가 암시했던 문장이 2권에서 들춰졌다.
관계에 금이 갈 수 있는 비밀 탄로는 인물들의 우정에 어쩔 수 없는 위기를 줬다.
흐름을 '파도'와 '바다'에 비유해서 시작되는, 박에스더 작가님 문체가 청초했다.
맑고 깨끗하면서도 설레는 아름다움을 가졌다.

2권,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때, 같이 떠오르는 건 도술을 부리고 사람들을 구했던『전우치전』이었다. 서양 판타지 소설은 '마법사'였다면, 동양 판타지에서 '술사'로 불리는 이들이 나온다. 

한국 전통을 담은 소설은 흥과 한이 있었다. '흥(興)'은 재미나 즐거움을 일어나게 하는 감정이고, '한(限)'은 몹시 원망스럽고 억울하거나 안타깝고 슬퍼 응어리진 마음이다. 『가온의 술사들』은 술사로서 술력으로 세상에 발돋움하려는 아이들이 능력을 형태를 갖춰가는 과정에는 '흥'이었고, 총통의 강압적인 통치 하에 겪는 어려움과 상처라는 '한'으로 반총통파로 대립하는 것은 현실과 맞물려있는 내용이었다. 왕조를 찬탈한 뒤 친위대를 거느리고 사는 권력자 '총통'에게 반(反)세력에 함께 서서 대적하는 파로 갈린 관계. 언뜻 일제강점기의 억압된 부당함에 맞서싸우는 비슷한  살짝 애국심 경향과 중첩되어서 빌런이 최악을 맞이하길 바랬다.


▶ K-문화, 감정을 언어에 담아서 시 같은 주문으로 판을 연다◀
"그것은 내가 너의 죽음까지도 사랑하는 까닭이다."
"고요의 껍질을 찢어라!"
 "이 세상 한판 신나게 놀아 보세!"

사연이 있을 거 같은 한문장의 주문들이 마음을 탁 붙잡았다. 
과거형 같기도 하면서 현재-미래형 문장. 거창하지도 않고 살포시 가볍다.
'지화자'처럼 느껴져서 더 좋았다.
실현자, 증폭자, 추출자로 술사들이 술법을 발동하기 위한 '주문(여는 소리)'이었다.
표현이 감정을 휘감는 '판을 여는 소리'에 마음에 들었다.
이 소설에서 흥미롭게 이끌린 부분이었다.
등장인물마다 어울리는 주문이 각자 있어서 의외였다.
타인과 중복되지 않고, 본인만의 주문을. 부채, 삼장노리개, 은장도, 만년필 등 주인의 손길이 닿은 의미있는 물건을 마법의 지팡이처럼 사용하는 것. 강력했다.

1권 종하의 한복 도포 자락이 펄럭이는 것은 한국만의 아카데미물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표지가 웹툰 느낌이라서 한페이지 넘기면 웹툰 한 컷이 기다리고 있는 만화책일 것 같았지만 열어보니 소설 글과 함께 삽화가 종종 보였다. 둘다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아주 좋았다. 주문을 앞서 말하는 어릴적 본 애니메이션에서 카드, 포켓몬, 마법 등 일상에서 점점 멀어졌던 영역이다보니 오랜만인 주문에 '항마력'을 시험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 

▶특이점은 '짝꿍', "그럼, 짝꿍이 된 기분을 만끽하게나."◀

'짝꿍'과의 친밀함. 아무렇지 않은 사실이 새롭게 다가온 설정이었다. 술사들에게는 '짝꿍'이 필수였다. 예외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평생의 인연으로 술법을 함께하는 친구가 있는 셈이었다. 짝꿍은 학교 때는 책상 옆자리에 앉은 친구의 다른 이름이었어서 그런지 오랜만인 호칭이었다. 이제는 짝꿍이라는 말을 쓸 사람과의 경계가 없어졌기도 하다.

감사합니다.
【출판사 비룡소 SNS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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