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서 말하기가 중요하다고 느낀 이유는 플라톤의 저서를 처음 읽었을 때였다. 대화 형식으로 된 글을 읽다 보면 나의 의견을 어떻게 정리하는지, 상대방의 허점을 어떻게 간파하는지 느껴졌다. 다음으로 읽게 된 것이 연설문이었다. 전쟁을 앞두고 웅변을 하는 연설가들의 호소는 시대를 뛰어넘었다. 마지막으로 법률가들의 필요였다. 이처럼 말하기는 지식을 향유할 때도, 직업적으로도 그들에게 꼭 필요한 도구였을 것이라 추측한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해서는 말할 것이 없다. 현대의 세분화된 학문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그 길의 초입에서 늘 아리스토텔레스를 만나게 된다. 방대한 지식의 범위와 더불어 체계적으로 정리된 저서들은 천재라는 말로도 모자를 듯 하다. 이 책은 그런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수사학에 관한 책이다. 수사학의 중요성을 강조함과 더불어 저자는 세세하게 항목을 나누어 수사학에 대해 가르친다.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우선 1장에서 수사학이란 무엇 인지와 어떤 상황에서 사용되는 지에 대해 설명한다. 연설과 변호에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룬다. 2장에서는 감정과 성격에 대해 다룬다. 수사학이란 듣는 사람의 판단에 영향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꽤 세부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부분은 오늘날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이해하는 단순한 화법에 있어서도 참고할 만 부분이라고 여겨진다. 3장에서는 연설문, 즉 글에 관한 구체적 가이드이다. 연설문을 구성하는 방법, 문체에 대한 항목이 소개된다.
책을 읽기 전 단순히 말하는 법, 말 잘하는 법에 대해 알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놀라웠던 점은 듣는 사람의 감정을 고려하고, 말하는 사람이 어떤 상태여야 더 효과적으로 전달 할 수 있는 지에 대해 논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글쓰기 기술을 넘어서 나의 주장을 설득 시키는 방법을 책에서는 이야기 하고 있다. 이 부분이 오늘날에도 이 책이 필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말하기 혹은 주장하기에 대해 이토록 내구성 있는 책이 또 있을까 싶다.
* 이 서평은 서평단 참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