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가 어떻게 ‘배신’을 해? 처음 책 제목을 봤을 때 생긴 의문이다. 다윈이 주장한 자연 선택으로 인해 과거보다 더 나은 무언가가 남아 지금의 인류가 됐다는 것이 진화의 중심 생각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인류의 생존을 도왔을 뿐 아니라 지구 생태계를 장악하는 근원이 된 바로 그 특징들이 왜 이제는 이토록 비생산적이 되었을까?” 12쪽
이 책의 담론은 이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비생산적인 문제들을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지에 대한 논의로 마무리 된다. 저자는 우선 1장에서 머나먼 조상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몇가지 ‘승리’의 예를 든다. 즉, 오랜 기간 똑똑하게 살아남아온 유전자에 대해서 말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급속한 변화 속도로 인해 “적응이라는 전투에서 지고 있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크게 네 챕터로 나누어 설명한다. 그 부작용이란 우리가 흔히 현대병이라 일컫는 것으로 비만과 당뇨, 고혈압, 불안과 우울증, 심장 질환과 뇌졸중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현대병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인류가 살아남기 위한 적응의 결과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컬럼비아대학병원의 원장 겸 교수답게 풍부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설명하면서도, 우리와 가까운 예를 통해 지식의 이해가 멀리 있지 않음을 느끼게 해준다.
2부에서는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유전자의 자연 선택으로 스스로 적응할 것인지, 우리의 행동을 변화 시킬 것인지 아니면 발전된 현대 과학과 의학을 도움을 받을 것인지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 장점과 단점이 이어지는데,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한 가지 방법으론 해결이 요원하다는 것이다. 아마 책의 마지막 문장으로 요약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20만 년에 걸쳐 살아남은 인류가 성공적으로 헤쳐 온 모든 어려움을 생각해 보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싸움이다.” 513쪽
이 책에 나열된 현대병은 현대의 환경적 요인 혹은 개인적인 요인으로 인해 사람들이 앓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관련된 인류 역사적 고찰과 의학적 전문 지식을 쉽게 이해하고자 한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 이 서평은 서평단 참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