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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훈님의 서재
  • 포르투갈 황제
  • 셀마 라겔뢰프
  • 15,750원 (10%870)
  • 2025-10-25
  • : 1,160

이 세상에 어떠한 마음도 두지 않았던 남자가 원치않았던, 평온한 밤마저 자신에게서 앗아갈 작디 작은 딸은 품에 안았다. 그는 처음으로 자기 심장이 그렇게나 세차게 요동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와 동시에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을 배웠다.

모든 것이 걱정이었다. 감기에 걸릴라, 옷이 너무 끼어 불편하지는 않을지, 안고있는 사람이 떨어트리지는 않을지 그런 걱정도 관심과 사랑이었고, 유난이었던 딸도 그것을 아는지 아빠품에서는 천사같은 딸이었다.

서로 그 이상 없는 유대를 보여주며 딸은 아빠로부터 아빠는 딸로부터 세상을 배웠다.
아빠가 너무나 큰 사람이었던 탓일까. 딸은 가족과 함께 살고있는 시골이 아니라 더 큰 세상을 꿈꾸었다.

가족에게 닥친 위기는 딸에게 기회였다.
딸의 희생이라 생각했던 아빠도 딸의 희망이 깃든 선택임을 딸이 떠나고 나서 깨닫는다.
그럼에도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편지 한통 오지 않는 시간이 반년, 일년, 시간이 점점 쌓여가자 아빠는 자신의 터질 듯한 사랑을 버티지 못했다.

그는 버티지 못해 버틸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세상은 대부분 그를 비웃었지만 그와 오랜시간을 함께한 몇몇은 그를 챙겼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이상 자신이 알던 남편이 아님에도 이전보다 더 사랑하게 된 아내도 포함해서.

딸은 십오년만에 돌아왔다.
당장의 편지한통, 약간의 돈보다는 두분을 모실 수 있는 성과를 내서 돌아오고 싶었노라 고백한 딸은 변해버린 아빠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자신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을 막고 싶었다.
그렇게 딸은 자신이 태어났을 때, 자신이 돌아왔을 때. 두번의 기적을 경험한 자신의 신실한 신자를 외면하려 했다. 하지만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시간은 흐른다. 죄의식과 두려움이 딸을 옥죄었지만 이번에도 딸은 틀렸다. 아빠는 끝까지 자신을 지키려했다. 마을에서 가장 가난하고 천했던 사람이 두번의 기적을 거쳐 큰 사랑을 가슴에 품어 마을의 모든 사람에게, 딸에게, 아내에게 더이상 클 수 없는 아주 큰 사람이 되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같다. 하지만 그 사랑을 표현하려하는 방법은 다르다. 젊음 이라는 것을 손에 쥔 시기에는 부모나 자식이나 보통 오답을 고른다. 끝없을 나중을 기약한다. 정작 끝이 다가오면 돌이킬 수 없는 오답에 무너져내린다. #포르투갈황제 ( #셀마라겔뢰프 지음 #다반 출판)에서 아빠는 사랑의 방법이 틀리지 않았다. 너무나 정답이었다. 그래서 딸은 더 슬프다.

딸을 마냥 욕할 수 없는 나도 사랑의 오답을 내어놓고 있었다.
여황의 아버지, 위대한 황제가 자기 생을 송두리째 바쳐 보여준 절절한 사랑의 정답덕에, 나는 나의 답안지를 지운다. 바로 잡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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