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되살린다는 것의 의미.
강지훈 2025/11/1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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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은 죽었다
- 박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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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5
#도서제공 #물방울서평단 #샘터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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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화가의 실제 작품이 몇년만에 우리나라에 온단다. 이 화가의 작품은 최근 경매에서 수백억의 가격으로 낙찰되었다는 기사가 났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볼 수 있을지 모른다. 이 전시회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런 전시회는 대부분 촬영이 금지이지만 촬영을 가능해도 온전한 사진을 건지기는 어렵다. 관람객들이 같이 찍히거나 작품을 가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술을 즐기는 것은 아주 훌륭한 취미이다. 인스타그램에 전시를 찾아온 자신을 업로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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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생활에서 많이 보이는 모습이다.
클래식도 그렇고 미술도 그렇고 요근래에 예술을 체험하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 호황이라고 할만하다.
하지만 #예술은죽었다(#박원재 씀 #샘터 출판)에서 제목처럼 ”예술은 죽었다.”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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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문제일까?
위에서 봤던 현실의 일상에서 찾아보자면 ’유명한‘작품의 기준, 작품의 가격이 이슈가 되는 것, 인스타그래머블한 전시회정도를 꼽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내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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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예술이란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는 것이었다. 지금 우리가 TV를 보듯 예술은 사람들에게 일상이었고,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러다 세월이 흐르고 불후의 명작들을 만들어냈던 예술가가 사망하고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가격이 상승한다. 일반인으로는 만져볼 수도 없는 금액이 작품 하나에 매겨지면서 우리들의 일상에서 떨어져나가 소수 엘리트층의 전유물이 된다.
또다른 거액의 가치를 가질 작품들을 선정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그래서 현대미술의 누군가를 골라낸다. 누가? 역시나 소수의 엘리트들이. 심지어 현대미술은 이전의 작품처럼 눈으로 보자마자 아름답다라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 작품들이 많다. 즉각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그 속에 각자의 철학들이 담겨있기 때문에 난해한 경우가 많다.
더이상 우리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세대를 이끌어갈 예술가이고 작품이라며 높은 가격을 책정받는다. 우리는 이제 더이상 어느 것이 좋은 예술인지 알 수 없게,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가격도, 가치를 알아보는 방식도 일반인들과 멀어졌다. 예술의 필수요소인 동시대성이 사라진다. 하얀벽의 미술관에서 핀조명을 받으며 걸림으로써.
이제는 작품이 예술인지, 작품속에 담긴 사람들의 삶이 예술인지 조차도 모호해진다.
그럼에도 유행에 뒤쳐지지 않기위해 잘 모르겠지만 작품과 자신을 담은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경험이 아닌 일회적 소비로 예술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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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처럼 어떤 특정 소수 집단에 의해 예술이 재단되고 ‘예술을 위한 예술’의 이중석 해석으로 인해 난해해진 현대미술의 성질로 인해 일상과 멀어진 예술이 실제로는 큰 위기에 쳐해져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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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유명전시회는 가보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클래식도 좋아하는 연주자의 공연을 찾아가기도 하고.
하지만 이런 취미가 있다고 말하면 한가하다, 배부르다, 살만하다, 고상하다와 같은 반응이 높은 확률로 돌아온다. 일상과 동떨어진 엘리트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전유물이라는 이미지가 이토록 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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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음악도 마찬가지)이 난해한 것도 공감. 나는 모르겠는건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이라(잘 보러가지도 않는다.)내게 좋은 것만 당당하게 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권위에 눌려 스스로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 솔직한 감상도 말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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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책 속에서 말하듯, 원래는 일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것이었고, 그 안에 한 사람의, 한 시대의 이야기가 녹여져있기에 서로다름을 이해하기도, 공감을 느끼며 위로받기도 했다. 누군가와 주고 받을 수 있는 이야깃거리, 삶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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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본모습을 읽고, 대중들의 픽(pick)이 아니라 소수의 픽만이 살아남아 다양성이 사라지고 NFT처럼 하나의 상품으로 취급되는 경향이 강해진 요즘, 예술은 더이상 우리의 삶이 아니게 되었다. 우리를 대변하기에 지고한 우리의 역사와 함께해왔던 것이 이렇게 변해버렸으니 ‘죽었다.’라고 표현한 것이다. 니체가 ‘신은 죽었다.’라고 말했다. 남들이 정한 규범에 따르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기준을 세우자고, 그 기준에 맞춰 살아가자는 뜻이다.
예술은 죽었으나 죽었기에 새로 태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신’이 죽어 ‘내‘가 시작되었듯이 지금의 예술이 죽어 잃어버린 예술을 되살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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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대해 평소에 해보지 못했던 생각을 할 수 있는 시야를 터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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