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훈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나의 친절한 미술책
- 페런 깁슨 외
- 18,000원 (10%↓
1,000) - 2025-10-20
: 2,820
예술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게 되면 꿈의 책이 되는 예술서가 한 권 있다. 바로 곰브리치의 <서양예술사>이다. 두꺼운(심지어 지면이 크면서 두껍다)페이지로 펼치기도 전부터 겁을 먹게하는 책이지만 그래도 이것만 다 읽으면 예술에 대해 뭔가 알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나 같은 경우에도 올 한해 나의 제1의 조력자님께 책을 선물받아 소장하고 있다. 언젠가 함께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라는 핑계로) 책상에 앉으면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두고 있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도, 미술도 그렇듯 공부하듯 지식으로 접근하게 되면 어려움은 물론 거부감도 드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나도 미술이 그랬다.
클래식음악은 그렇지 않았던 이유가 어릴적 엄마와 함께 책방에서 빌려 본 <피아노의 숲>,<노다메 칸타빌레>와 같은 만화책으로 시작하면서 부담감도 없고 내적 친밀감이 한껏 생겼기 때문이다. 그런 클래식도 여전히 지식은 많이 없다. 좋아하는 음반을 그냥 반복해서 들을 뿐.
예술은 그렇게 접근해야하는게 아닌가 싶다.
그 유명한 인류 대표 예술가 중 한명인 피카소가 “모든 아이는 예술가다.”라고 말했듯이, 예술성은 우리의 안에 본능처럼 남아있다. 어릴수록 작품을 보고 평가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솔직하다. 배운다라는 지식의 습득이 사회화 되고 나서 예술을 접하면 그만큼 뭔가 잘해야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는 것이다.
나도 잘은 모르지만(아마 평생 그렇지 않을까)예술이 철학과 함께 인류의 오랜 역사를 함께해온 분야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인간과 가장 닮은 무언가라고 생각한다.
한 예술가의 삶의 한 때, 또는 전체를 관통하는 사유가 담긴 예술을 지식이라기 보다는 우리도 감정으로 받아야들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
말은 그렇지만 그래도 수백 수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예술을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지 정도는 도움을 받아야하지 않을까라는게 내 생각이다.
앞에서 말했던 예술서의 바이블, <곰브리치의 서양예술사>를 편찬했던 세계적인 아트북 출판사#파이돈 이 만든 #나의친절한미술책 (#페런깁슨 #어맨다렌쇼 #길다윌리엄스 지음 #을유문화사 출판)이 시작점의 길라잡이가 되기에 아주 훌륭하다.
예술에 관심이 없어도 들어봤음직한 백남준, 바스키아, 살바도르 달리, 반 고흐를 포함한 60명의 100여점의 작품이 아주 고퀄리티로 쨍하게 담겨있고, 그들의 작품의 특징과 어떤 점에 주목해야하는지 간략하게 파워포인트의 슬라이드처럼 간략하고 보기 쉽게 담겨있다.
더 자세한 이야기들은 빠져있긴 하지만 이렇게 100여점의 작품을 보고 호기심이 동하거나 좋아보이는 것을 좀 더 찾아보는 식으로 능동적으로 미술에 입문 할 수 있다는 것이 아주 큰 매력이다.
한명의 예술가에 대한 설명이 한장을 넘어가는 것이 잘 없어 부담없이 술술 볼 수 있어 심적 부담감도 낮춰준다.
예술은 사람이 함의를 담아 만들어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아는 만큼 보인다. 루이즈 브루주아의 9미터짜리 거미의조각상의 작품이 왜 프랑스어로 엄마를 뜻하는 ‘마망’인지, 엘리자베스 캐틀렛이 왜 판화 형식으로 값싼 종이에 최대한 많이 자신의 작품을 찍어냈는지, 단순히 폭풍우가 갠 뒤에 뜬 무지개를 그린 풍경화인데 왜 이 그림이 미국의 남북전쟁과 노예제도를 담고 있는지를 알게된다면 그 작품을 대하는 마음이 달라진다.
그것이 예술이 감추고 있는 함의이자 전하고자 하는 진의이다.
손바닥도 부딪혀야 소리가 난다는 말이 있듯, 말도 서로 주고받아야 대화가 되고 흥미로워지듯, 예술작품도 회화, 조각, 조형, 설치미술과 같은 다양한 형식의 ‘언어’로 관람객들과 대화, 소통이 이루어져야 흥미로워진다.
어느정도 정답으로 여겨지는 견해들이 분명 존재하지만,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말로 분명하게 밝히는 예술가는 거의 없다.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그것이 더 중요하다 판단한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 받아들이든 부담가질 필요없다.
아이들처럼 슥슥 지나가다 왜때문인지 마음에 드는, 눈에 들어오는 작품앞에서 한참 구경하고, 작가의 이름이 뭔지, 재료가 뭔지 스윽 보다가 더 알고싶고 다른 작품도 보고싶어지면 그 때 더 알아보면 된다.
선 경험, 후 지식이 올바른 미술을 대하는 방식이라 생각한다.
각자의 삶에 미술을 공기처럼 받아들일 선경험의 부담없는 안내자로 손색없는 책이다.
이 책과 함께라면 분명 취향 하나 정도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미술애호가가 된 것을 미리 축하하며.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