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의 개선, 빠르게 그러나 진중하게
강지훈 2025/10/2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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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틀린 그림 찾기
- 박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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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 - 2025-09-16
: 220
틀린그림 찾기. ⠀
어릴적 만이 아니라 지금도 휴대폰 게임으로 간간히 하고 있는 가끔 사람 아주 열불나게하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틀린 그림’이 아니다. ‘다른 그림’이지. 다른 부분을 찾는 것이지 틀린 부분을 찾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둘을 비교하며 차이점을 찾는 것을 틀린 점 찾는 것이라 말한다. ⠀
실제로 일상 속 대화에서 다르다와 틀리다를 혼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매번 그것을 지적하는 것도 좀 그런가 싶어서 놔뒀지만 #틀린그림찾기 (#박천기 씀 #디페랑스 출판)을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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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실제로 다름을 틀림으로 배워왔다. ⠀
대다수가 만들어놓은 정형적인 모습과 본인, 자녀, 배우자 등을 비교하며 다르면 안된다고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고 잘못된 것이라고 가르침받았다. ⠀
그러다 보니 다른 두 개 사이에 지위적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고 하나가 다른 하나를 내리누르게 되었다. ⠀
이것이 ‘차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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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차이가 차별이 되는 것은 인류 역사에 꾸준히 존재해왔다. 남성과 여성, 백인과 흑인(황인도 마찬가지). 명확한 기준없이 그어놓은 차별은 백인 여성과 흑인 남성 사이 누가 더 존중받느냐의 문제와 같은 모순들이 발생할만큼 터무니없는 것들이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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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어떻게 인식하느냐, 그 사회에서 우리가 어떻게 배우고 느꼈느냐에 따라서 절대적인 기준없이 둘 사이에 선이 그어져 발생하는 차별은 어떻게 해야 없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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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화를 통해 우리 뇌의 작동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차별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당연하게도 노력이다. ⠀
마음에서 순수하게 우러나서 어느것도 차별하지 않고 대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사실 차별 자체도 마음에서 우러나서 한다기 보다는 우러나는 것 처럼 보일 만큼 조건 반사처럼 무의식적으로 빠르게 발생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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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깊게 뿌리박힌 것을 바꾸려면 인위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차별로 여겨질만한 것들을 뱉지 않고 행동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때껏 그렇게 해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차별이라니까’그렇게 하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진심이 우러나지 않더라도 차별적 언사와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내 안에서 튀어나오는 차별이라는 조건반사의 반사속도를 늦추기 시작 할 것이다. ⠀
그렇게 애쓰다 보면 차별에 대한 거부감이 뇌에 장착 될 것이고 그 후에는 차별에 대한 거부감과 바로잡고 지적하고 바꾸려해야한다는 마음이 새로운 조건반사로 자리잡을 것이다. ⠀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나 하나쯤이야 라는 생각으로 행하고 있는 작은 악행들(침뱉기, 작은 휴지 버리기 등)을 고치는 것도 제법 어려운 일이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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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악은 악함에서가 아니라 악에 대한 무사유에서 시작된다라는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서 말하듯, 악임을, 차별임을 깨닫고(사유) 그것을 실천에 옮겨 체화시키는 과정이야 말로, 사회화라는 이름아래 무사유로 우리몸에 장착시킨 차별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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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어느것도, 심지어 자기자신 조차도 함부로 재단하여서는 안된다. 무언가를 평가한 것은 시대에 따라 언제든지 다르게 다시 평가될 수 있다. ⠀
차별도 상대방이 잘못된 것이라 말하던 것이 어떤 시대에는 그 화살이 내쪽으로 돌아올 때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내가 화살을 맞지 않기위해 차별을 하지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불손해보이는 이유로도 일단 차별의 무의식을 따라가지 않으려는 시도를 시작하는게 어떨까. ⠀
완벽하게 하지못한다면 시작도 하지않는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나이긴 하지만, 작은 무언가를 지금 당장 시작해야 완벽한 일들이 있음을 이제는 안다. ⠀
분명히 인식하고 지금 당장 시작해야한다. ⠀
선의 평범성. 작은 실천들이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여전히 남아 결국 세상을 바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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