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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당신의 죽음을 허락합니다
- 에리카 프라이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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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 - 2025-10-01
: 875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인간의 존엄이란 무엇일까.
인간이라는 종의 품격을 잃지 않는다는 것 아닐까.
그럼 인간의 품격이란 무엇일까.
아마 자신의 자유의지를 매순간 제약없이 발휘하는 것이지 않을까. 물론 같은 인간들이 합의해 만들어 놓은 법의 테두리도 지키면서 발휘해야 ‘품격’이라 인정받을 테지만.
살아가면서 인간의 존엄성이 가장 절실하고, 지켜져야하는 순간이 언제일까. 아마 생의 마지막이지 않을까.
아무문제 없고 건강한 몸을 가졌으나 중력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회화를 통해 배우지 못해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태어난 직후만큼, 수십년의 생을 통해 명확한 자기만의 기준과 행복을 정립하였는데 갓 태어난 태아처럼 자신의 몸을 잘 가누지 못하고 더이상 나아지지 못하고 악화만 될 것이 예정된 상황이 (어쩌면 더) 괴롭고 불편하고 불안하지 않을까.
불치병이나 말기암 같은 더이상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고 상황유지만이 전부인, 고통을 경감시켜주기위한 마약성진통제나 투여하고 폐에 물이 차서 호흡이 괴롭고 몸 밖으로 폐 속의 물이 찰랑거리는 소리가 날 때까지, 의식이 끝내 놓여지는 순간까지 어떻게 해서든 버티는 것이 존엄일까.
#아빠당신의죽음을허락합니다 (#에리카프라이지히 씀 #스마트비즈니스 출판)은 인간의 마지막 존엄으로 조력존엄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실제로 더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는 순간 조용히 누워 숨이 멎기만을 기다리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연명치료를 하지마라는 말을 문득문득 내뱉으시는 부모님을 겪은 경험 대부분 있을 것이다.
조력존엄사도 연명치료거부의 일종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인 저자는 본인의 아버지와 조력존엄사로 마지막 인사를 한 순간 이후 존엄사 기관인 디그니타스에사 근무하며 다양한 환자들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를 비롯해 자신이 오롯이 선택한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정한 장소에서 품위를 잃지 않고, 젊었던 그때같은 안광을 빛내며 그 순간을 행복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보며 전세계가 존엄사를 합법화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자의 경험과 생각이 덤덤하게 그러나 사실적으로 적혀있는 글을 따라가면서 최근에 짝꿍과 나누었던 대화가 생각났다. 가족을 떠나보내며 우리의 죽음의 순간을 생각해 본 것인데, 결국 아픈 스스로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병수발드느라 고생하고, 혼자 남겨질 상대방에 대한 걱정이었다. 혼자 남겨지는것은 안타깝지만(부부가 한날 존엄사를 택한 기사를 본 기억이 있지만 오롯이 삶을 누릴 건강이 남아있다면 더 누리기를 바란다) 병수발을 들게 하는 것은 정말 싫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다다라 씻지도 못하고 몸은 바짝말라 의식도 없이 고통스럽게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싫고(평생 잊혀지지 않는다)나도 내가 그런모습이 마지막인 것은 싫다.
이모습이 정말 인간의 존엄이 맞는가?
인간의 생명은 소중하고, 의사들은 법적구속력은 없지만 의술을 사람을 살리는 일에만 쓰겠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지키며 살아간다. 그래서 더이상 손쓸 방법이 없으면 여명을 이야기하고 호스피스병원을 추천한다.
그러나 호스피스 병원도 만원이다.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려야한다. 그 사이 어떤 일이 있을지도 모르고, 병원에 입실해도 할 수 있는 것은 진통제를 맞는 것 뿐이다.
치료적 의술을 행하지 않는다. 알부민같은 병세회복을 위한 약은 쓰지않는다. 그렇게 저무는 것이 맞는가.
그렇기에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나의 모습으로 평화롭게, 그러면서 존엄성을 유지하며 마지막을 누릴 수 있는 존엄사가 말기 환자들의 선택지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찬반이 매우 뜨거운 논제라는 것을 안다.
나도 디그니타스의 운영자처럼 건강한 사람도 존엄사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반대한다.
그리고 선택지가 된다고 모두가 그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고 그런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만으로도 남은 삶을 더 의미있게 살려는 의지를 갖게되는 사람들도 있다. 아직 내가 나일 수 있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남아있다는 것이 큰 위안이 되어 줄 것이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갖기 전에, 각자가 원하는 마지막 순간을 생각해보고, 존엄성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겠다.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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