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의 복수는 십년이 걸려도 늦지않다
강지훈 2025/10/1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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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5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지나도 늦지 않다고 했던가.
#투오브어스 (#줄리클라크 씀 #밝은세상 출판)에서 엄마의 복수를 하기 위해 오랜 시간동안 복수의 칼을 갈고 닦은 메그를 보면서 저 문장이 떠올랐다.
자신의 엄마에게 사기쳐 엄마와 자신을 집도 없이 밴에서 살게한, 그럼에도 승승장구해 선거에 출마하려는 론 애시턴을 파멸의 길로 이끌기 위해 달려온 지난 십년도 사기로 점철되어 있어 군자의 길이 맞는가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포기않고 참고 인내하여 묵묵히 목표로 나아가는 것이 군자라면 그녀 또한 군자일테지.
그녀의 복수 연습과정에서 성폭행에 휘말린 기자 ‘캣’도 은밀히 복수를 꿈꾸는 또다른 군자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녀의 칼날은 군자1, 메그를 향하고 있지만.
<투 오브 어스>는 권력과 힘이 강한 남성에게 억압당한 여성들의 복수극이다.
세상이 성민감성이 높아져 조심하려고 애쓰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상대적 약자인 여성을 노리는 범죄는 줄어들지 않고있다. 뉴스를 보면 그런 여성들의 구제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신원이 밝혀지고 댓글로 그렇게까지 해야하냐, 심지어 원인없는 결과없다며 2차 가해까지 당한다. 그런 문제들이 사회에 이슈가 되는 것을 보며 답답함을 느꼈다면 이 책과 같은 복수는 법의 테두리에서 여전히 불법이지만 그래도 통쾌함이 느껴진다.
범죄를 실행하는 그녀들을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경제적으로 궁핍할 때 데이트 앱으로 저녁에 남자들을 만나며 한끼 식사를 해결하는 등 남성의 도움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그런 삶으로 이끈 것이 남성이기에.
동기는 충분하다.
모두 각자의 아픔이 있다.
캣은 성폭행과 또 다른 압박이 존재했다.
바로 엄마다. 그녀의 엄마는 기자가 되기를 꿈꿨으나 캣을 임신하면서 꿈을 접었다. 그런 엄마의 욕망은 캣에게 족쇄가 되어 특종에 혈안이 되게 만든다.
메그를 끈질기게 따라 붙는 것에도 특종기사로 메그의 존재를 세상에 공개하겠다는 목적이 있다.
각자의 아픔으로 누군가를 미워하지만 그럼에도 그와 동시에 감시하다보니 자연스레 관심과 관찰이 동반되고 그로인해 공감과 매력을 느끼고 복수의 마음이 흔들리기도 한다.
그렇게 두 여성은 어느새 하나의 목표를 위해 의기투합하게 된다. 애석하게도 군자의 복수를 이루기 위해서는 아무리 냉정하고 철저하게 준비했어도 한명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마냥 박수받기 어려운 불법적인 복수가 속 시원하게 만들지만 한바탕 만세를 외친 뒤에는 사회적 약자로 범죄에 노출되어 고통받는 여성들의 모습이 절절하게 그려져있고 이 책을 읽고 있는 현재에도 보통받는 여성들이 존재하고 있다라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해 진다.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것일까.
다크 히어로 같던 메그와 캣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책 본문 페이지 가장자리 4면이 검게 칠해져 있는 것이 불에 타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는데 이 책의 주인공들도 복수라는 것에 자기 자신을 태우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을 덮으면 표지가 온통 검기에 완전히 타고 재만 남은 것 같다. 그렇게 복수 끝에 찾아온 허망함을 나타낸 것일까.
책 속 두 사람이 자신을 바쳐 완성해낸 복수가 진정한 복수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것말고 좀 더 좋은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라고 말하기에는 나도 남자이기도 하고 내생각에도 솔직히 이 이상의 복수는 없을 것 같다.
신랄하고 통쾌하면서도 약자가 권력에 맞서는 것은 어렵다라는 현실의 씁쓸함을 동시에 담고 있는 책이다.
해결책으로 약자들이 아픔을 공유하고 함께 힘을 합치는 것을 제시하고 있어 이 책을 읽는 약자들에게는 약간이나마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보면서 마음 불편해질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이 책을 문제작이라 부를 것이다.
이 책이 문제작 보다는 힘든 일상을 잠시나마 달래주면서 힘든 현실을 타파할 수 있는 지혜를 엿보게 해준 가뭄에 단비 같은 책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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