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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훈님의 서재
  • 로컬 오딧세이
  • 김태윤.장민영.황종욱
  • 20,700원 (10%1,150)
  • 2025-09-25
  • : 2,12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한 종의 다양성이란, 유전자의 기원이 하나에서 시작되지만 각자의 환경에 맞게 비슷한 듯 하지만 구별되는 특성이 있는 개체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말이나 소, 돼지 같은 경우 수많은 품종이 있는 것 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말하자면 인간이라는 종은 다양성이 매우 떨어진다. 살아남은 유일한 종이 호모 사피엔스 뿐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음식에서의 다양성은 무엇일까?
집에서 배달앱만 켜면 지역 국적을 초월한 많은 음식들이 한시간안에 내 앞에 도착한다.
다양한 음식들이 내 주변을 애워싸고있다.
멋진 다양성이지 않나.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풍요로운 음식들이 있음에도 음식의 다양성을 잃어가고 있다.
바로 식재료가 지구에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어릴때만해도 효과서에서 찬 바다와 따뜻한 바다가 울릉도 독도쪽에서 만나 절묘한 해수온도로 수많은 해양생물들이 살아서 어류가 풍부하다고 배웠다.

하지만 이제는 온난화로 인해 바다의 온도가 올라서 찬 수온에서 살아가는 해양생물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심지어 원래도 그 지역에서 겨우 소비할만큼 적은 양만 얻을 수 있었던 것들은 우리가 그 식재료와 음식을 알기도 전에 더이상 먹을 수 없는, 존재만 서류상에 남아있는 전설의 식대료가 될 판이다.

#로컬오딧세이 (#김태윤 #장민영 #황종욱 / #을유문화사 출판)은 바다와 연안에서 이렇게 사라져가는 식문화와 식재료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는 책이다.

한끼 살기위해 먹는 것이 아닌, 식재료와 생태계, 기후변화와의 관계를 인지하고, 새로운 식재료를 발견하고 그에 맞는 조리법으로 맛보는.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닌 문화적 경험이라는 ‘미식’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말똥성게 그라탱, 태국풍 골뱅이무침, 페루식 염생식물 요리, 그리스식 수블라키와 같은 토속적인 식재료와 타국의 음식문화와의 만남을 생생한 사진과 함께 보고 있노라면 드높은 숭고함은 뒷전이고 입에 침이 고이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다이어터들에게는 해로울 책이 될려나싶어 식사 후에 든든한 상태로 이 책을 읽는 것을 권하고 싶다.

우리가 어쩌다 보니 먹이사슬의 꼭지점에 위치하여 지구 상의 해가 되지않는 온갖재료들을 먹어오면서, 잊었던 우리가 우주에서는 얼마나 작은 존재이고, 우주까지 가지않아도 지구에서도 우리는 잠시 지구라는 여행지에 잠시 바캉스온 히치하이커일뿐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책 속에 멋진 색감으로 담겨있는 식재료를 채취하거나 직접 기르거나 가공 중인 생산자의 사진을 보면서도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잠시 머무르는 사람들은 있던 곳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떠나야하는 것이 당연하다. 머무르는 동안에도 깨끗하게 사용해야하는 것도 당연하고.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해 주목하는 이 책을 따라가다보면 결국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자연스레 의식이 넘어간다.

괜시리 칼세이건의 <코스모스>에 담긴 우주에서 지구를 돌아본 것이라는 파란점이 찍힌 사진이 떠오른다.
지구입장에서는 인간이 무엇을 잘 못먹었는지 모르겠는데 하나 생기더니 우두두두 온 몸을 뒤덮는 뾰루지 같은 느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에게 우리 인류는 어떤 도움이 될까?
아낌없이 주는 지구에게 감사하면서도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양심통이 생긴다.

이 책속에서는 ‘우니’로 불리며 고급 식재료로 분류되는 성게가 개체수가 많아지면 바다의 생태계를 파괴한다며, 많이 먹어라 말하는 유일한 식재료이다.
성게를 먹든, 다른 것들을 아끼든 우리가 지구에, 생태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있다.

멋진 빛깔을 띠며 책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멋진 바다가 계속해서 멋진 빛과 신선한 짠내를 오랫동안 자랑할 수 있기를.
그것을 바라는 것을 넘어 그 빛과 냄새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내고 작은 것 부터 당장 실천하기를.
나부터 당장 달리러 나갈 때 쓰레기라도 주워야겠다.
사이코패스도 등산하며 휴지 줍던데 선천적 문제가 없는 보통사람들도 사이코패스보다는 더 나은 인간성을 가져야하지 않겠나?

먹는 즐거움과 환경을 지키는 것.
모두 이루어질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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