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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훈님의 서재
  • 워터 문
  • 서맨사 소토 얌바오
  • 17,100원 (10%950)
  • 2025-08-27
  • : 1,01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모두가 알고 있고 매일 사용하는 곳이 나에게만 특별하게 반응하여 세상의 비밀로 연결되는 상상. 누구나 해본 적 있을 것이다.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보통의 런던이 선택받은 사람들에게만 보여주는 또다른 런던의 모습같은 소수에게만 허락된 판타지는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워터문 (#서맨사소토얌바오 씀 #클레이하우스 출판)에 이런 소수에게만 허락되는 은밀한 세계의 비밀이 담겨있다.
워터문. 달이 물의 표면에 반사되어 비친 달이 제목인 것 처럼 <워터문>에는 똑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다른 두개의 세상이 등장한다. 그 두 세계를 연결하는 것은 한 세계에서는 라면집으로, 또 다른 세계에서는 아버지에게 ‘결국’ 물려받은 ’하나‘의 신기한 전당포로 통하는 하나의 문이다.

이 전당포는 금붙이 따위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전당포로 들어와진 손님들의 ‘선택’을 저당잡는다. 평생 만약 그 때 이랬다면 어땠을까라며 곱씹어보는 선택의 순간이 누구나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이 전당포는 손님의 그러한 선택이 물건으로 구체화 된다. 어릴 적 그 사람을 만나러 갔었더라면 같은 선택의 순간이 버스를 탈 수 있는 동전 몇개로 표현되는 식이다.
손님 본인은 정확한 값을 알 수 없지만 전당포를 운영하는 이시카와 가문은 특수한 안경을 끼면 그 선택의 본모습을, 가치를 볼 수 있다. 그렇게 손님은 평생 후회, 아쉬움이라는 이름으로 평생을 가져가게되는 선택의 순간을 전당포에 맡기고 그 선택을 잊고 살아간다. 1주일 내에 다시 돌아오면 선택을 돌려주지만 그런 선택을 한 고객은 단 한명도 없었다.

이렇게 모아진 선택들은 두려움의 존재 ‘시쿠인’에게 바쳐지고 이시카와 가문은 두세계의 중간에서 전당포라는 운명이 하나로 정해진 다른 가능성은 없는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 누군가에 의해 전당포가 습격당하고, 이제 막 은퇴한 아버지와 전당포에 맡겨져있던 선택하나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전당포에 맡겨진 선택을 탐내지마라,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을 통과하지마라는 평생 아버지에게 교육받은 것을 모두 어겨야 하는 상황(사건 현장에서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이 열려있었다.)에서 ‘하나’의 삶은 운명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정해진 미래를 벗어나 움직이기 시작한다.
사건 당일 전당포를 찾아온 손님, 물리학자 ‘게이신‘과 함께.

아기자기한 매력적인 설정에, 같은 공간에 있으면 악취가 나는 두려움의 존재 시쿠인까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대표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이 생각난다.
세세한 묘사가 <워터문>의 세계를 망막앞에 또렷하게 아로새겨 주어서 그런지 애니메이션으로 그려져도 참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게 이 작품을 빨리 알려주라고 호소하는 서평이 띠지를 장식하고 있는 것에 몹시나 공감되었다.

인생은 B와 D사이의 C이다 라는 말이 있다.
Birth 와 Death 사이에서 무수한 Choice를 하는 것이 살아간다는 것인만큼 우리는 평생을 크고 작은 선택들을 하며 살아간다. 심지어 후회없는 선택은 없다. 선택의 순간에 조금이나마 달 후회될 것 같은 선택을 하게되니 당연히 지금과는 다른 선택을 하는 순간을 두고두고 떠올릴 수 밖에.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선택을 되돌리고 싶어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선택의 가치.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후회한다는 것이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대변하는 것일까?
나는 선택을 중요하기 생각한다면 선택의 순간을 뒤돌아 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중요함을 알고있다면 수많은 생각과 고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얻은 답이 그 선택이었을 것이다.
다른 선택을 했다면 이라고 후회하고 아쉬워하는 것은 최선을 다한 선택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아쉬운 선택들이 있다. 그렇다고 돌아가서 다른 선택을 한다면 수많은 선택들이 쌓여 이루어진 지금의 ‘나’와 같은 ‘나’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늘의 달과 물에 비친 달이 같은 달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매순간 선택인 세계와 선택이라는 것은 없는, 그래서 선택이 보석 그 이상의 값어치가 있는 세계를 따라가다보면 저절로 ‘선택’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선택들로 만들어진 우리의 삶까지 되돌아보게 된다.
부담없이 즐겁게 내 선택을, 삶을 돌아볼 기회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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