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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훈님의 서재
  •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쇼펜하우어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 16,200원 (10%900)
  • 2025-09-15
  • : 655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서점가를 쇼펜하우어가 점령한 적이 있다.
물론 지금도 서점에 가면 쇼펜하우어 관련 저서를 찾으려는 노력 없이도 발견할 수 있다. 왜 갑자기 이 시기에 쇼펜하우어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걸인지 몹시 궁금했다.
그렇게 열어본 쇼펜하우어의 이미지는 시니컬이었다.
괜찮다 잘하고 있다 다독거리는 것이 아닌, 삶은 원래 고통스러운 것임을 인정하기를 요구한다. 그래서 스스로의 태도에 따라 삶이 더 고통스러워 질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아마 어줍짢은 입에 발린 말보다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는, 내 글을 읽으면 무조건 나아질거라는 말보다 너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내 탓아니다 라고 현실적으로 툭까놓고 이야기하는 쇼펜하우어에게 마음이 갔을 것이다.

하지만 쇼펜하우어를 까칠한 비관론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쇼펜하우어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을 #스트레스받는사람들을위한쇼펜하우어 (#홍성광 번역 #열림원 출판)을 보고 깨달았다. 이 책은 쇼펜하우어의 저서 그 자체가 아니라, 그의 저서에서 마음에 와닿고, 실천에 옮길만한 구절 266개를 엄선하여 수록해 놓았다.

행복과 불행, 스트레스에 대한 쇼펜하우어의 생각이 담겨 있는 이 문장들을 순서대로 따라가도 좋고,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내키는대로 펼쳐봐도 좋다. 어떤 형식으로 이 책을 보아도 그날의 나에게 도움이 되는 문장들이 펼쳐질 것이다.

나가 이 책에서 알게된 쇼펜하우어는 비관론자라기 보다는 현실주의자였다. 현실을 마냥 행복하게도, 불행하게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자유롭게 직시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실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기에, 그의 중립적인 문장을 비관적으로 바라봤을 것이라 생각한다.
같은 문장이라도 읽는 사람의 심정과 생각에 따라 다르게 읽혀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기에.

비관적으로 읽힐 수 있음에도 이 책이 지친 삶에 한줄기 빛이 되어줄 수 있는 이유는 쇼펜하우어가 언제든 쉽게 무너질 수 있는 행복과 불행에 대한 모래성같은 상상력을 경계하라는 주의 속에서도 오직 명랑함만은 직접적으로 현재를 행복하게 해준다라고 긍정적인 무언가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명랑함만은 백익무해한 것이라며 명랑함이 찾아오는 것을 기꺼워하고 무조건 받아들이라고 말하는 쇼펜하우어의 문장을 따라가다보면 스트레스와 불행에 대해 끝없이 굴을 파는 것 대신에 나를 명랑하게 만들어주는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쇼펜하우어는 나의 불행과 스트레스의 원인과 해결책응 외부적 요인에서 찾지 않고 내안의, 내면에서 찾아낸다.
이런 세상을 욕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기 받아들이는 현재 나의 상태를 지적하고 바꾸라고 말한다.
그 자체로도 위안이 된다. 외적인 요인들은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이 별로 없다. 그래서 나의 스트레스와 불행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여기고 더 깊게 우울해 한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내 안에 문제가 있다면, 나를 바꿈으로 인해 스트레스와 불행은 물리칠 수 있는 것으로 바뀐다.

결국 쇼펜하우어의 철학과 문장들은 일상 속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내면에 대한 주도권를 쥐는 것. 모든 것의 해결책은 내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그러므로 나의 문제는 나 스스로 해결 할 수 있다는 주체적인 태도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스트레스와 불행을 물리치고 행복하고 평온한 삶을 사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어쩔 수 없다라는 생각으로 반쯤 포기하며 살아왔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나를 괴롭히는 삶은 아무리 애써도 열심히 살고싶지않고 즐겁지 않다.
나를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역설적으로 나를 바꾸는 것은 그럼에도 쉽다. 적어도 가능하다.

나의 삶을 바꿀 수 있다라는 가능성이라는 씨앗이 내 마음에 심어진 것만으로도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제기능을 다했다고 할 수 있다. 심어진 씨앗에 물도 주고 영양분도 주며 가꾸는 것은 가능성을 발견하고 받아들인 우리의 몫이다. 받아들이는 것보다 가꾸는 것이 더 쉽지않을까? 우리는 이미 가장 큰 난관을 뛰어넘었다. 이제 내가 주체가 되는 행복하고 명랑한 삶을 사는 것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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