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예술이 만나 꽃피운 시너지.
강지훈 2025/09/29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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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릴케의 로댕
- 라이너 마리아 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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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5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서로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이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릴케의로댕 (#라이너마리아릴케 씀 #미술문화 출판)으로 얼추 짐작할 수 있다.
무명의 작가가 위대한 조각가의 전기를 집필하기 위해 파리로 향한다. #라이너마리아릴케 는 20대, #오귀스트로댕 이 60대였다. 전기를 집필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과 오랜시간 같은 공간이 존재하며 관찰해야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하다.
위대한 조각가는 어린 작가의 시선이 불편하고 신경에 거슬릴 수도 있었을텐데 묵묵히 자신의 일에 몰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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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지금 남겨져있는 로댕의 작품들을 보면 멀리서 형태가 보이자마자 압도되며 가까이에서 접하면 오랜시간 그 앞에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걸 만들어내는데 얼마나 많은 심력을 소모했을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런 웅장한 작품들을 만들어내는데에 모든 신경이 집중되었을테니 별 문제가 되지 않았을 수도있겠다. 오히려 릴케에게 좋은 기회가 되지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로댕의 자서전이 그의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 아니라 예술가로서 한단계 더 나아갈 기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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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술가도 아니고 예술을 잘 알지도 못하지만, 무언가를 창조해낸다는 것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글로, 조각으로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오기는 하지만 주제를 생각해 내고 재료를 고르고 큰 틀을 잡고 세세한 표현을 만들고 다듬고 부지런히 손을 움직여야한다는 공통점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적어도 로댕의 작품활동에서의 태도를 배우기만 해도 충분한 수업이지 않을까? 로댕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완성도와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온 정성을 다해 작품을 만들어내는 예술가다. 그러다보니 작품을 완성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그러다보니 손놀림 하나하나에 더 완벽을 추구할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완전히 ‘진심’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물리적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당연히 일찍 작업을 시작한다.
62세였던 로댕이 여전히 청년처럼 펄떡거리는 왕성한 행동력을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릴케는 스스로의 태도에 대해 돌이켜보고 깨달을 것이 많지않았겠나. 정말 놀라운 기회였다고, 마냥 부럽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로댕은 릴케의 시선에서 자신의 작업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하고있는 작업이 다른 사람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 새로운 시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느 누구도 그에게 예술에 대해 논하기 쉽지않고, 스스로 수용하기도 쉽지 않았을텐데 여전히 열려있는 귀와 생각은 누구라도 본 받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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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릴케는 로댕의 작품들을, 작품의 탄생을 목도하며 자신의 글도 탄생시켰다. 두가지의 예술이 함께 탄생한다. 하나의 탄생을 축하하듯 태어나는 또 다른 예술.
그 두 예술을 사진으로, 글로 따라가다 보면 마음이 벅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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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추종자가 된다는 것은 판타지같은 일이다.
그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나, 그의 전기를 쓰고, 전기를 쓰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사람에 대한 강의까지 진행하며 존경할만한, 배울만한 숨겨진 것들을 꾸준히 세상에 내보이는 것은 좋아한다라는 말로는 부족한 마음을 상대방에 대해 가지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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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이토록 열심히 공부하고 추종해 본 적이 있는가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어릴적 ‘모두까기인형’이었다.
조금만 마음에 들지않으면 바로 지적을 했다. 그것이 ‘쿨’한 것인줄 알았다. 나이가 들며 인생에서 실패가 차곡차곡 쌓이자 저절로 겸손해졌다. 지적하지 않게 되었지만 그 반대로 어떤 일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무덤덤했다. ‘유하다’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것이 좋은지는 모르겠다. 누군가를, 무언가를 열렬히 좋아해서 따라하거나, 닮고싶다거나,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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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무언가를 열렬히 좋아해보는 시도를 해봐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좋아하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최선을 다하는 열정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로댕이 누구보다 먼저, 누구보다 오래 작품을 만들어냈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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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댕의 예술이 릴케의 예술을 키웠다.
예술에는 한사람의 인생이 담겨있다. 우리의 인생도 그러므로 예술이다. 예술이 예술을 키웠던 이야기가 빼곡히 적혀있는 이 책을 보고 우리도 우리의 예술인 인생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로댕의 손이 작품이라는 생명을 창조했듯, 우리도 멋진 인생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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