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그리고 삶.....
하나비 2001/07/13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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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과 삶이 얼마나 일치할 수 있을까. 그리고 사회는 얼마나 그 일치를 허용해 줄 수 있을까. 사회주의 혁명가로서 살아간 이진선의 일기를 읽으며 내내 맴돌았던 의문이다.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미 하나의 사상이 완성된(?) 사회에 살고 있다. 적어도 1940년대처럼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의 고민이 절박하지는 않다. 선택되어진 사회 속에서 체화되어진 사상을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 때였다면....일제하, 그리고 해방, 전쟁 그 당시였다면 삶에 있어서 사상이 얼마나 절실한 고뇌의 화두였으며 삶을 지배하는 전부였는지를 이 책을 읽으며 새삼 곱씹어 보게 되었다. 일제하, 그리고 해방공간에서 한 지식인이 고민하며 선택했던 사회 주의 사상, 그리고 그 사회주의 혁명을 해 내겠다는 삶 전반에 베어있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전쟁 속에서 가족을 전부 잃는 아픔을, 자신의 동료들이 하나 둘 숙청당하는 종파 사건을 겪으면서도 그에겐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이 있었고 조선 노동당이 수행하는 사회주의 혁명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북한 사회는 그가 꿈꾸던 사회주의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길을 걸어 와 버렸다. 더이상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여지조차 없는 사회로 변해 버렸다. 그의 전 삶을 지배했던 사회주의 사상, 그리고 사회주의 혁명, 그리고 그가 살아가는 사회주의 사회... 그 괴리감과 불가역성이 그의 삶을 가파르게 했지만, 결코 삶 속에서 그 사상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그의 삶의 숭고함을 얘기 해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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