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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영님의 서재
  • 서른 번의 힌트
  • 하승민 외
  • 15,750원 (10%870)
  • 2025-06-30
  • : 1,135

#서른번의힌트 #한겨레출판 #허승민 외 15인 # #한겨레문학상 #한겨레문학상30주년


서평은 처음이다. 시간을 가장 아끼는 사람이라 이제껏 하지 않았는데 이 책은 너무 궁금해서 신청했다. 애초에 갖고싶던 책이었으니까. 그게 틀리지 않았다. 너무너무 좋다. 


우선, 책 기획력이 대단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나는 속편이 나온 영화는 속편부터 절대 보지않고 1편부터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데, 이 책은 거꾸로다. 자신의 수상작을 모티프로 소설을 쓰게 해서 묶다니.... 이렇게 영업력 미친 책이 또 어딨을까... 심지어 앞서 말한것처럼 나는 1편부터 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인데도 다 읽게 만들었다. 

어떤 주제로 하나로 묶여 나오는 소설집이 많은 요즘, 특이한 구성이자 굉장한 기획이라고밖엔 말할 수 없다. 작가의 한 글을 다 읽고나면 그 모티브가 된 수상작을 검색해서 장바구니에 담게 되니까. 과거와 현재가 이렇게 엮일 수 있다니, 이 책의 존재가 너무 소중하다. 이런 기획의 책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한다. 도서관을 그렇게 들락날락했는데, 내가 아직 보지못한 보물들이 남아있다는 걸 알게되었을때의 짜릿함. 머리가 징징 울린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지않을 수가 없다. 설령 어느 단편은 내취향이 아니었어도, 이사람에겐 또 다른 짜릿함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중간중간, 읽다가 멈춘 페이지가 있다. 차마 넘길 수가 없어 가만히 문장을 내려다 보았다. <잠도 가는 길>. <탱크>로 28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김희재의 소설부분이다. 마지막 문장이 적혀있으니 읽고나서 보길 원한다.








*스포일러* 


그녀가 남자의 어깨를 잡아 돌렸을 때, 남자는 죄를 지은 것 마냥 고개를 푹 숙였다. 그녀는 또 한 번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남자는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 그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가 스쳐 지나갔다.아이의 장례식장.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어느 젊은 남자. 절 한 번 하지 않고 남편과 함께 장례식장을 나가던 그의 굽은 등. 그제야 그녀는 그를 알아보았다. 그는 아이가 사랑했던 사람이었다. -p.50


그날부터, 그는 대한민국에 세워진 모든 탱크를 찾아다녔다. 늦게나마 죽은 연인을 이해해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활자로 각인되어버린 어떤 사실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마음때문이었다. -p.54 


터미널 입구에 서있는 기사가 보였다. 그는 양손에 캔커피를 든 채 바다를 보고 있었는데, 조금 미친 사람처럼 혼자 실실 웃고 있었다.-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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