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과학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의 수명은 늘어나 100살은 기본, 200살까지 살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국가간 전쟁으로 화학무기 폭격을 받게 되고, 백신을 맞은 10대 스타터들과 노인층인 엔더들만이 살아남게 된다.
부모와 가족을 잃은 일부 스타터들은 거리를 떠도는 신세가 되어버리고, 젊은 육체를 갈망하는 엔더들은 비밀회사
프라임 바디뱅크에 돈을 건네고 스타터 지원자들의 몸에 접속, 짧게나마 새로운 인생을 꿈꿔본다.
가상 미래 현실을 다룬 이야기들은 많았지만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매력적인 이야기가 또 있을까?
황금가지 블랙로맨스클럽 신작 <스타터스>는 간단한 시놉시스만으로도 시선을 끄는 이야기다.
중간 나이층이 사라진 세계라! 생각만 해도 끔찍하겠지만 소설로서는 충분히 흥미가 갈 만한 구성이다.
주인공 캘리는 몸이 약하고 어린 동생 타일러, 친구 마이클과 함께 숨어서 산다. 집행관 엔더들은 부랑생활을 하는 스타터들이
항상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하고 잡아 보호소로 데려가지만 사실 그 보호소는 감옥보다도 못한 곳이다.
쫓고 쫓기는 생활을 거듭하던 캘리는 고민 끝에 바디뱅크로 가서 자신의 몸을 엔더들에게 빌려주기로 한다.
몸을 빌려주는 와중에 캘리는 바디뱅크의 무시무시한 계획을 알게 되는데...
타일러와 마이클을 위해 캘리는 어떻게 사건을 해결해 나갈까?
470여 페이지 정도의 긴 소설이지만 거의 하루만에 금방 읽어버릴 정도로 가독성이 좋다.
내용 전개도 지루하지 않고 빠르게 진행되어서 영화 한 편을 보고 난 기분이 들 정도다.
아쉬운 점은 10대들의 행동이나 문화는 주인공 덕분에 잘 그려진 것 같은데, 이 세계관에서 또 하나의 축을 이루는
엔더들의 이야기가 많이 다뤄지질 않은 것 같다. 100세 이상의 인간은 아무래도 잘 상상이 되질 않는데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엔더들은 부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다. 물론 그 이하의 엔더들도 나오지만 왠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이 책이 바디뱅크 시리즈 첫번째 소설이다.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엔더들의 이야기, 그리고 캘리 중심의 이야기에서 조금 벗어난 그녀 주변의 인물들 (마이클이나 블레이크 같은)에 대해서 궁금한 것은
잠시 다음 편으로 미루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