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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님의 서재
  • 좋은 경제학 나쁜 경제학
  • 앵거스 디턴
  • 20,700원 (10%1,150)
  • 2024-09-09
  • : 2,161
영국에서 나고 자라 미국으로 이주한 이민자이자,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 앵거스 디턴. 그는 미국에 대해 “내가 이민을 온 1983년 이후 미국은 더 어두운 사회가 되었다.” 라고 평가한다. 미국은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땅이라는 이미지였으나, 그 이면엔 차별로 얼룩진 불평등의 땅이라는 이미지가 공존했다. 앵거스 디턴은 미국이 이렇게 된 데에는 경제학과 경제학자의 과오가 있었다고 말하며, 이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경제학과 경제학자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제시하였다. 이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이 책 《좋은 경제학 나쁜 경제학》이다.

이 책은 미국 내에서 벌어진 다양한 사건 사고와 그와 관련된 논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저자의 메시지는 미국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 최저임금 논쟁, 의료 시스템의 폐해, 빈곤의 원인과 해결 방법, 소득과 자산에 따른 건강 불평등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의료 시스템 이야기에 눈길이 갔다. 응급실 몇십 군데를 돌다가 기본적인 조치도 받지 못한 채 골든타임을 넘기거나, 구급차에서 사망하는 이야기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당면한 과제이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정부와 의사의 싸움이라고만 볼 게 아니라 경제학적인 부분이 깊이 관여하고 있음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저자는 경제학이 이루어낸 빛나는 성과에 대해서만 고찰하는 것이 아니라, 해악을 끼친 점도 낱낱이 보여준다. 일종의 자기성찰이 담겨 있기도 한 것 같다. 경제학의 과오를 낱낱이 까발리며 자신을 포함한 경제학자들이 응당 해야 할 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깊이 고심하고 쓴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면서 저자는 “한때 경제학의 중심에 있었던 철학적 영역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돈이 인간 복지의 기준이라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정부와 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더욱 현실적으로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철학자들과의 더 많은 교류를 통해 사회 전반의 이슈에 보다 디테일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앵거스 디턴의 시대의 이슈를 조망하는 날카로운 시선에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관심이 서려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글의 기저에 깔려 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기본적으로 경제용어가 쉽지만은 않기 때문에 속도감 있게 읽을 수는 없었지만, 막연하게 어렵게만 느꼈던 경제학을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고 관심 가질 만한 이야기로 물꼬를 터서 경제학 책의 문턱을 낮춰줬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 한국경제신문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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