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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의 고해소
- 오현후
- 15,120원 (10%↓
840) - 2024-09-04
: 810
인주시에서 세 명의 소년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놓았던, 일명 ‘주파수 실종 사건’이라 일컬어지는 이 사건은 30년간 해결되지 못한 채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아니, 남아있을 뻔했다. 형사인 용훈에게 온 한 통의 편지가 아니었다면 말이다. 교도소로부터 온 편지에는 자신이 주파수 실종 사건의 진상을 알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악의 고해소》는 장기 미제 사건을 둘러싼 형사 용훈과 유일한 생존자이자 목격자인 성준이 진실을 파헤쳐나가는 과정을 상세하게 그려낸 장편소설이다.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기억을 잃어버린 성준은 조각난 채 남아있는 기억의 편린을 짜맞추며 진실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이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면 징계받을 위험에 처한 용훈은 편지의 발신지인 교도소를 찾아 범죄자들을 면담하며 편지를 보낸 인물을 추려나간다. 과연 편지를 보낸 사람은 누구일까? 그는 진범일까, 아니면 목격자일까? 사건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새롭게 눈뜨는 여러 진실 속에서 용훈은 혼란스러워한다.
한편 성준은 고해소에서 익명의 신자로부터 ‘자신은 범죄 사실을 목격하고도 30년 간 침묵한 죄인’이라는 고백을 듣고 충격에 휩싸인다. 곧장 따라 나가봤지만 그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고해 내용은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안 된다는 성직자로서의 원칙과, 미제 사건의 해결 실마리를 쥔 이상 모른체할 수만은 없다는 정의감에 깊이 고민하는 성준. 급기야 어릴 적 완치된 줄 알았던 뇌전증까지 재발하며 신경쇠약에 시달린다. 용훈에게 사실을 모두 털어놓겠다고 마음먹고 도움을 청하지만, 교도소에서 죄수들을 조사하는 중이었던 용훈은 와달라는 성준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고민하던 성준은 혼자서라도 진실에 다가서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까면 깔수록 새로운 면모를 내보이는 양파처럼, 소설 속 사건은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새로운 국면을 내보인다. 주인공뿐 아니라 조연들의 캐릭터성 역시 도드라져 실제 있었던 일을 기록한 듯 생생하게 그려졌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 다만 고해소의 소녀가 좀 더 범죄에 깊숙하게 연루되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메인이 되는 사건에 깊숙이 얽혀있을 게 아니라면 굳이 소녀가 등장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아쉬움은 있었지만 대체로 속도감 있게 읽혔고 짜임새가 괜찮은 소설이었다.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가볍게 읽어봐도 좋을 듯하다.
🎁 팩토리나인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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