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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님의 서재
  • 완벽하진 않지만 나답게 살고 있습니다
  • 최영원
  • 15,750원 (10%870)
  • 2024-07-16
  • : 120

20대 때 나는 완벽주의자였다. 어떤 일을 한번 시작하면 완벽하게 해내야만 하는 성격이었고, 그 때문에 약간의 구겨짐이나 흠집도 참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어마무시했다. 그런 생활이 반복되자 나는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 것 같은 건 시작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늘 잘한다고 칭찬과 찬사를 들었던 것들은 꾸준히 하면서 늘 도전하는 스탠스를 취했지만, 그렇지 못할 것 같은 일은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는 식이었다. 나중에서야 알았다. 이런 태도를 ‘게으른 완벽주의’라고 한다는 걸.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일을 완벽하게 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시작하기조차 어렵다고 느낀다는 걸.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이렇다고 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불안 수준이 높으며, 스스로 대단히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어 자기 자신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주는 법이 없다고. 이 책의 저자 역시 비슷한 덫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 학창 시절에는 시험 점수 1~2점에 울고 웃었고, 성인이 된 후로는 지각할 바에야 결석할 정도로 강박적인 성향을 보였다고 한다. 저자는 “지각을 할 바에 아예 수업을 듣지 않겠다는, 조금 삐딱한 완벽주의 성향 탓이었다.”고 말하며 지난 날을 회고하는데, 어린 날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과거의 나에게도, 이 책의 저자에게도 꼭 이 말을 해주고 싶었다. ‘그 비뚤어진 완벽주의를 조금만 내려놓으면 새로운 세상이 많이 보일 텐데!’ 라고. 어쨌든, 저자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지금은 ‘나답게’ 사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하니 참 잘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제목만 보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은 40대인 나보다는 20대 초중반 정도의 어린 친구들이 읽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0대는 이미 인생의 방향성이 어느 정도 정해진 나이이기에, 사실상 책에 있는 내용들은 대부분 확립이 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니까. 물론, 책 내용에는 깊이 공감하며 읽었다. 저자가 힘들어하던 당시의 모습들이 마치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토닥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달까.

 

실은 나도 30대 중반쯤 되어서야 비로소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인정하고 아껴주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나를 원망하거나 자책하고, 내 스스로를 괴롭게 만드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크게 아프고 나니 내 스스로 나를 챙기고 아껴주지 않으면 아무도 그렇게 해주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나를 들들 볶아봐야 괴로움만 더할 뿐, 일이 진척되거나 해결되지 않는다. 10명의 사람이 있다면 그중 3명은 나를 좋아하고, 3명은 나를 싫어하고, 4명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말도 있잖은가. 완벽하지 않아도, 완전하지 않아도 나는 사랑스럽다. 저자도 그렇게 생각하며 인생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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