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조용한 여행
희정~ 2001/03/30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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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뒷표지에 써있는 글이 나를 잡아 끌었다. <여행은 도피가 아니다. 우리는 돌아오기 위해 떠난다. 버리기 위해 떠나는 것이고 버린후에 되돌아 오는 것이다. 여행을 통해 우리가 얻으려는 것은 없다. 오직 버리기 위해 떠난다. 소유한 것이 많으면 자유로울 수 없다. 매일 걸어야 하는 사람에게는 배낭 하나도 무거운 짐이다. 무엇을 더 담아 올 수 있겠는가>
순간 묘한 충격을 받는다. 돌아올 곳이 있다는 것. 그것이 여행이란 말인가... 나도 사람들도 괴로워한다. 그 괴로움을 이기지 못해 도피를 꿈꾼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여행'이라 말한다. 이책은 개인적이고 사색적이다. 요근래 성공담에 대한 이야기만 읽어오던 나로서는 개인적이고 사색적인 글에 질려 있었다. 따분했다. 그러나 이책의 감상은 나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머릿속에 그려지는 남도의 풍경이 한없는 편안함을 주었다. 일년전쯤 나도 남도 여행을 간적이 있었다. 짧은 시간에 다녀온 여행이라 많은 것을 보지는 못했다. 책장을 넘기면서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풍경이 있는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어딜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무런 의미없이 잠깐 둘러보고 온 곳.
이런.. 시각의 차이일까? 나는 그렇게 아무런 뜻없이 눈으로만 감상했던 그곳을 좀 더 깊이 그리고 눈이 아닌 마음으로 느낄수 있게 한다. 이책에 사진은 몇컷 수록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모자란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신기하다. 도피를 위한 여행이 아닌 마음으로 느끼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여행. 그것을 배웠다.
떠남과 만남. 책 제목이 너무나 대조적이다. 떠난다는 것은 새로운것을 시작한다는것. 지금까지의 자신을,그리고 관계를 잠시 나마 벗어난다는것. 떠남은 우리에게 설레임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움을 준다. 새로운 만남 보다는 지금까지 자신과 함께한 것들을 쉽사리 버릴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떠난다는것은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는 것이라는걸 깨닫는다. 삶이 힘겨워 어디론가 꼭꼭 숨어 버리고 싶은 분에게 이책을 추천하고 싶군요~^^'
책의 타이틀이 <게으른 남도여행>이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터벅터벅 어디론가 걸어가는 게으름(?)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 게으름속에는 세상의 이면을 천천히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있다. 이책은 그렇다. 읽으면서 약간의 지루함이 있긴하지만 그 지루함속에 여정이 있고, 감상이 있고,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이 있다. 떠나고 싶어졌다. 시간이 쫓기지 않는 게으른 여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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