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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정~님의 서재
자살을 생각해 본적이 있었다. 내자신이 너무 버거워서 견디기 힘들었다는 변명거리를 만들며. 자기 합리화라는 것은 이토록 무서운 것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번져가던 자살의 꿈. 그러나 나는 겁쟁이였다. 현실을 피해서 도망치듯 달아나 버리면 더 이상 상처 받을 일도 아파할 이유도 없을거라 생각했던 나는 너무나 못난 사람이었다. 도피를 꿈꾸면서도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했으면서..

"배를 찌르면 당장 죽는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죽어지지 않았다. 어서 죽어서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누운채로 다시 두 군데를 찔렀다. 그런데도 의식이 사라지지 않았다. ‘아프다… 너무 아파… 아아… 누구, 누구 없어요! 살려주세요!” 그러나 아무도 와주지 않았다. 그날은 정말 추운 겨울 날이었다." p.57

그랬다. 나는 두려워했다. 이러한 고통과 아픔을 예상하고 있었으므로. 순간 뜨끔했다. 죽을만큼 힘들었던 것이 무엇이었던가, 무엇이 그토록 견딜수 없었던 것인가. 결국 아무것도 아니었다. 사치스런 감상일뿐. 허황된 꿈을 쫓다 지친 나는 도피를 꿈꾸었던 것이다.

이책은 내가 가지고 있던 감상의 사치가 얼마나 쓸데없는 것인가를 알게 해주었다. 나의 삶을 버릴만큼 나를 힘들게 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모든 것은 내가 만든 신기루일 뿐이었다. 저자의 화려한 경력. 할복자살시도, 야쿠자의 아내, 호스티스.. 그리고 사법고시 합격. 사실 나는 그녀의 이러한 소재 때문에 그것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책을 읽게됐다. 그러한 주인공의 삶이 내 관심을 끌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책의 마지막장을 넘긴후에 나의 관심사는 더 이상 그녀의 과거 이력이 아니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말라는 그녀의 간절함이 가슴에 와닿았다. 그래… 포기할것은 아무것도 없어!!

그러나 책에서 조금 미흡한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직업작가가 아니다 보니 내용에 통일성이 조금 없어서 복잡하다는 점. 뭐랄까? 내용이 이어지다가 끊기는 느낌이랄까? 독자들이 궁금해하는점(야쿠자의 아내였을시절이라던가..)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와있지 않다. 아마도 나처럼 그녀의 과거사에 대해 궁금해하는 독자들도 적지 않았을텐데. 책의 표지에는 그런 과거사를 궁금하게 하고선 막상 책에는 그런 내용은 거의 나오지 않고 왕따에 대한 내용만 나온다. 그런 이야기가 반전이 되면서 그녀의 성공에 대해 말하는데 왠지 동정심을 유발한다는 느낌이 없잖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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