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Outis

 
우선 밝힐 것은, 지금부터 쓰려는 글은 서평이 아니다. 이 책을 아직 읽지 않았다. 다만, 오늘 주문했고, 내일쯤 받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내일 받아서 읽고 난 후 모레 올리면 되지, 왜 하필 지금?

순전히 1등, 즉 등수놀이를 하기 위해서다. 원래는 yes24에 올리려다가 거긴 이미 누가 글을 올렸기에, 이렇게 알라딘에 올린다. 책을 나중이 아닌 지금 사는 이유도 단순한데, 순전히 초판1쇄를 갖고 싶기 때문이다.

자, 이쯤되면 이 책을 읽으려는 사람들의 수준을 조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500명 정도를 위한 전문적인 서적을 탐독하는 사람도 아니고, 50만명을 위한 베스트셀러를 기웃거리는 사람도 아니다.

곰브리치 서양미술사와 '만화'서양미술사 중에서 만화 쪽을 더 기억에 많이 남기는 독자지만, 한편 곰브리치의 쉽고 명료한 글을 더 좋아하기도 한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는 저자가 쓴 줄거리만 보고 바로 구입을 결정했다. 압축적이고 명료한 그 문장들이 참 좋았다. 사실 이렇게 저자가 줄거리를 직접 쓰는 경우가 흔치 않긴 하지만, 니이체도 '이 사람을 보라(Ecce Homo)'에서 해설을 직접 달기도 했다."나는 왜 이렇게 좋은 책을 쓰는가"라며.

책은 책값을 해야 한다. 문장이 단단한 강유원이나 도판이 훌륭한 노성두의 책이 그런 예다. 진중권의 문장 역시 압축률이 좋다. 글이 쉽기만 해서는 안되고, 그의 예술목적론인바 "독자의 취향을 섬세하게 해주어야"한다. 흔히 그를 말의 검객이라고 하나, 그가 쓰는 칼은 큼직한 청룡도나 엑스카리버라기 보다는, 섬세한 수술이 가능한 외과의사용 칼이다.

진중권의 작품중 가장 좋았던 것은 '춤추는 죽음'이다. 시대에 따라 죽음이 각각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졌었다는 사실은 사색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주제였다. 줄거리를 보니, 이 서양미술사도 시대에 따라 관심이 달라져 왔던 서양미술의 주제와 형식을 다루는 것으로 보인다. 기대가 된다. 춤추는 죽음보다 더 좋은 책인지는 읽고 나서 판단해야겠다. 

 
p.s : 근데, 읽지도 않고 별을 5개 줘도 되나? 책이 무슨 영화도 아니고, 책에다 별을 주는 행위자체가 좀 촌스런 방식. 읽지도 않은 책에 별을 5개 줌으로써 이 평가방식자체를 조롱하련다.

p.s 2 : 운 좋게 이 글을 읽은 사람들에겐 한가지 생각해 볼 거리가 있다. 본래 이 글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알라딘에 의해서 하루만에 지워졌었다. 즉, 검열이 되었다. 놀랍지 않은가? 책을 파는 사람들이 서평을 검열한다는 사실이. 나치의 분서갱유(?)만행을 보고 브레히트가 말했었다. "책을 태우는 사람은 사람도 태울 수 있다". 알라딘, 당신들이 서평을 태울수 있다면, 사람도 태울 수 있을 것. 교양머리가 이 정도 수준이면서 감히 책장사 할 수 있는 용기도 참 대단하다. 더구나, 결과적으로 나는 1등도 빼앗겼다, 참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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