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내가 도시에서 얼마나 피폐하게 살아 왔는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자연은 인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식물, 미생물, 날씨와 이 지구, 더 넓게는 행성까지…… 거대한 굴레 속에서 향취와 악취를 모두 뿜어내는 일종의 주체이자 생명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그저 객체의 대상으로서 자연을 바라보고 ‘초록’이라는 미명 하에 감탄해 왔던 서정을 넘어 어쩌면 정말 풀 수 없는 신비로운 ‘힘’이 거기에 있다는 것, 이 식상한 믿음을 나는 아주 오랜 만에 느껴 보았다.
이제는 다르게 살아야 한다, 는 실천을 결코 할 수 없을지라도 지금 도시 속에서의 스스로가 어떻게 찌들어 있는지를 신랄하고 예리하게 보여주는 이 책은 그래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대는 알고 있는가? 그대와 나, 우리 모두가 같은 지구상에서 같은 숨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것에 의해 우리는 서로가 하나인 것을."(p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