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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접한 세계
  • 김연수.히라노 게이치로
  • 15,750원 (10%870)
  • 2026-03-05
  • : 14,930

[ 이 책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


이 책은 북다출판사에서 새로 기획한 <크로스> 그 첫 번째 이야기이다. <크로스>는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두 작가가 각자 다른 공간에서 '문학'이라는 공통된 카테고리를 통해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책이다.


<크로스 > 첫 번째는, 한국의 김연수 작가와 일본의 히라노 게이치로 두 거장이 만났다.

이 책 이후로, 두 번째 <크로스>는 한국의 천명관 작가와 대만의 천쓰홍 작가의 만남으로 출간 예정이다.


김연수 작가 대표 작품 : [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 [ 세계의 끝 여자친구 ] , [ 원더보이 ] , [ 일곱 해의 마지막 ] , [ 이토록 평범한 미래 ] , [ 너무도 많은 여름이 ] , [ 지지않는다는 말 ] , [ 언젠가, 아마도 ] 등 다수


히라노 게이치로 : [ 일식 ] , [ 마티네의 끝에서 ] , [ 한 남자 ] , [ 본심 ] , [ 후지산 ] 등 다수


책은 공통된 주제 '윤리적 딜레마'에 대해, 두 작가가 각자의 스타일로 풀어낸 서로 다른 내용의 소설 두 편이 들어있다.


먼저, 김연수 작가의 <우리들의 실패>는 한 번의 '선택'으로 인하여 대통령 친인척 국정 개입 사건에 연루되고, 하루아침에 도망자 신세가 된 손동하라는 인물이 기자를 만나서 인터뷰를 한다. 그 인터뷰에서 손동하는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짚으로 만든 개일뿐입니다.

잠시 존재하다가 그 쓰임이 다하면 버려지지요. p.49


소설에서는 설명한다. 옛날 중국에 짚으로 만든 개가 있었는데, 제사 때 요긴하게 쓰던 물건이라 애지중지하다가 제사가 끝나면 헌신짝처럼 버려진다고 한다. 손동하도 자신은 이제 그 쓰임이 다해 버려진 짚으로 만든 개일 뿐이라고 한다.


주인공 손동하의 경우, 어느 쪽을 선택해도 자기 자신, 즉 개인에게는 문제가 되는 상황에 놓여졌을 것이고 그는 그 중 '한 가지 선택'을 한다. 그런 선택이 자신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가기도 한다. 만약 손동하가 비리를 폭로하지 않았다면 또 다른 미래가 그려졌겠지만, 그는 자신의 양심에 따른 윤리적 딜레마를 잘 극복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두 번째 히라노 게이치로 작가의 < 결정적 순간 >는 미즈마키 가스미라는 큐레이터는 자신이 기획하고 깊게 참여하고 있는 한 사진작가의 사진전을 준비하고 있다. 고인이 된 거장 사진작가의 회고전을 준비하면서 큐레이터는 사진작가의 아틀리에(사진작가의 작업실)에서 봐서는 안 될 사진을 발견하게 된다. 큐레이터는 전시회를 중단하는 것까지 생각하게 되고, 또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과 윤리적 문제 사이에서 고민하기도 한다.


사사키의 저 사진이 공개되어 문제시되면, 내 경력은 부끄러운 것이 되는 걸까?

조롱과 비난에 대해 나는 뭐라고 말해야 하나. p.111


만약 판도라의 상자를 우리 손으로 직접 열었다면, 그 이후 개인적인 책임감을 느끼고 앞장서서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할까. 그 상자를 열지 않았다면 모르고 한 일이기에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미 알고 있는 이상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게 된다. 그 문제가 윤리적인 문제이고 나의 양심을 시험하는 일이 된다면 문제는 달라지게 된다.


어떤 현상을 문제로 보지 않는다면 또 어떻게 될까? 한 개인은 잘못된 현상으로 보지 않더라도, 현시대에는 사회적 동의를 얻고 문제시되고 있는 일이라면, 개인의 생각이야 어떻든 바로잡아야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 소설도 ' 윤리적 딜레마'에 빠진 주인공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뒤편에 담긴 <전시되지 못한 것들의 자리>에서는 김연수 작가님과 히라노 게이치로 작가님의 크로스 인터뷰가 실려있다. 두 작가님이 상대의 작품에 대해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깊고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두 작품을 읽으면서, 앞의 김연수 작가님의 작품은 편하게 읽었는데 작품을 해석하기는 어려웠고, 뒤에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은 익숙하지 않은 용어가 많이 나와서 읽는 데 시간은 걸렸지만, 받아들이기는 좀 더 쉬웠던 느낌이다.


개개인은 살면서 '윤리적 딜레마'를 맞닥뜨리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나서서 문제시 삼게 되면 책임져야 하는 일이 생긴다. 이런 문제는 깊은 고민을 한 후 행동에 나서게 되지만, 그 선택이 옳은 판단으로 행하더라도 비난이 따를 수도 있게 된다. 내가 행하는 행동이 또 다른 개인에게는 상처나 아픔을 줄 수도 있는 일이 되기도 하고, 책임져야 하는 일만큼 잃는 것도 많은 선택이 된다면, 나 또한 수많은 고민과 딜레마에 빠질 것 같다.

책임이 따르는 행동은 그만큼 힘든 여정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그동안 이런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보고 나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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