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쩡이의 알라딘서재
  • 폴터가이스트의 죄수
  • 가미조 가즈키
  • 16,920원 (10%↓940)
  • 2026-10-14
  • : 3,290
호러소설을 여름에만 읽는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서늘한 공기, 덜컹거리는 창문, 흔들리는 나뭇가지 그림자가 호러소설의 재미를 극강으로 끌어올려주는 가을. 호러 장르의 계절을 가을로 꼽는 이유다.
특히 이번에 소개할 소설은 이런 일상적인 소리들이 효과를 더해 서늘한 두려움을 선사할 작품이었다. 그래서 더 좋다.

한때 인기 배우였던 도조 쇼고는 생활고에 시달리다 20년 만에 아무도 살지 않는 본가로 돌아온다. 오래 비워둔 집은 낡고 음산하다. 그런데 혼자 있는 집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위층에서 문을 여닫는 소리가 들리고, 손대지 않은 영정 사진이 떨어진다. 전등이 갑자기 꺼지고 인형이 계단을 굴러 내려온다.

낡은 집, 거울, 인형. 호러소설에서 익숙하게 만났던 소재라 처음에는 전형적인 흉가 이야기라고 예상했다. 평소 자주 보는 사물들이 무서워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 주변의 작은 소음들이 더 크게 들린다. 초반부터 분위기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것이 일품이었다.

도조는 결국 유튜브 채널 ‘아시야 초자연현상 조사’를 운영하는 아시야와 고시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두 사람은 괴현상을 무조건 귀신의 짓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무엇이 움직였는지, 어떤 상황에서 반복되는지 관찰하고 하나씩 원인을 찾아가는 사람들이다.

나라면 인형이 혼자 계단을 굴러 내려오는 순간 집 밖으로 나갔을 텐데, 아시야는 인형이 왜 움직였는지부터 확인한다. 이런 인물이 등장하면서 '그게 무조건 귀신 짓이겠어?'라고 생각하는 독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 같다. 아시야가 현상부터 따진다면 고시노는 사람부터 살핀다. 그래서 나는 둘 중 누구 쪽에 가까운지 생각하며 읽는 재미도 있었다. 아마 나는 고시노 쪽이다. 원인을 찾기 전에 일단 고함지르며 도망치고 있을테니까.
하지만, 나도 어느새 괴현상에 어떤 규칙이 있는지 함께 따라가고 있었다.

도조가 갑자기 사라진 뒤에는 이야기의 속도가 확 빨라진다. 낡은 저택에서 시작한 사건은 처음 예상했던 흉가 이야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커진다. 초반에 등장했던 단서들이 하나씩 연결되면서 ‘그래서 그랬구나’ 싶은 순간도 찾아온다. 다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서 후반부에는 책장이 빠르게 넘어갔다.

그래서 호러소설이 궁금하지만 너무 무서운 작품은 부담스러운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특히 미스터리를 좋아한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무서운 장면을 견디는 것보다 사건의 정체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괴현상의 원인을 알아냈다고 공포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하나를 이해하면 또 다른 의문이 생긴다. 설명되지 않는 ‘예외’가 남기며, 순간순간 호러의 명분을 놓치지 않는다.

호러소설이 궁금하지만 너무 무서운 이야기는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잔혹한 공포보다 서늘한 분위기를 좋아하거나, 오컬트와 미스터리가 섞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괴현상의 규칙과 원인을 하나씩 추리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전작 "심연의 텔레패스"를 재미있게 읽은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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