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과 4분의 3의 슬픔
쩡이 2026/08/19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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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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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를 떠올리면, 내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감정은 분노다.
억누르고 참아왔던 감정이 어느 순간 이유도 없이 터져 나왔다. 그때는 왜 그렇게 화가 나는지 나도 설명할 수 없었다. 돌이켜보면 그것이 내게는 처음으로 감정을 밖으로 꺼내는 방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13과 4분의 3의 슬픔>>을 읽으며 레온의 마음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됐다. 레온에게 사춘기는 화가 아니라 눈물로 찾아온다. 별다른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 마음이 가라앉고, 작은 일에도 감정이 넘쳐버린다. 자신의 상태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채 그저 이상해진 것 같다는 생각에 빠진다.
레온의 슬픔을 따라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레온도 그동안 자신의 마음을 꾹 눌러두고 살아왔던 것은 아닐까. 나의 사춘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지만,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어쩌면 닮아 있었을지도 모른다.
레온이 자신의 감정을 가득 찬 잔에 빗대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이미 넘칠 만큼 차 있는 상태에서는 아주 작은 일에도 마음이 쏟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겉으로는 사소해 보이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한 방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의 흐름도 흥미롭다. 레온은 학교 근처에 있는 나무 십자가를 도덕 시간 발표 주제로 삼고, 조용한 친구 루벤과 함께 그 십자가에 얽힌 사람을 찾아 나선다. 처음에는 숙제를 위한 조사였지만 두 아이가 흔적을 따라가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죽은 사람을 알아가려던 일이 남겨진 사람들의 기억과 상처를 마주하는 여정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레온의 말과 행동에는 엉뚱한 웃음이 섞여 있어 책을 읽는 동안 분위기가 지나치게 가라앉지 않아 좋았다.
‘13과 4분의 3’이라는 제목도 사춘기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열네 살이 되기에는 아직 조금 모자라고, 그렇다고 어린아이로 돌아갈 수도 없는 나이다. 어른처럼 생각하고 싶은 마음과 아직 서툰 마음이 한꺼번에 존재하는 시기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집 아이들의 사춘기가 떠올랐다. 어느 순간부터 이성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커졌을 때 나는 아이들이 갑자기 달라진 것처럼 느꼈다. 그런데 레온의 고민을 따라가다 보니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나 친구와의 거리, 스킨십 같은 것에 궁금증을 갖는 것도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과정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에게는 이미 지나온 일처럼 느껴지는 질문도 아이에게는 처음 마주하는 감정이었을 것이다.
나 역시 그 시절의 분노를 다시 떠올려본다. 그때의 나는 왜 그렇게 화가 났을까. 어쩌면 나도 그저 내 마음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몰랐던 것은 아닐까.
<<13과 4분의 3의 슬픔>>을 읽고 나니 사춘기의 감정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으로는 알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는 화를 내고, 누군가는 울고, 또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은 척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보고 그때를 지나고 있는 한 아이를 정의할 수 있을까.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청소년이나 그 시기를 함께 건너고 있는 부모에게 권하고 싶다. 아이의 행동만 보고 ‘왜 저럴까’ 생각했던 순간이 있다면, 레온의 마음을 따라가며 그 안에 어떤 감정이 있었는지 한 번쯤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의 나도, 지금의 아이들도 저마다 서툰 방식으로 자기 마음을 배우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삐삐북스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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