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쩡이의 알라딘서재
  • 만나지 않은 쌍둥이
  • 프란츠 카프카.에곤 실레
  • 19,800원 (10%1,100)
  • 2026-06-03
  • : 460
#협찬 #서평


>>
처음에는 단순히 카프카와 에곤 실레를 함께 묶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소설가와 화가. 분야도 다르고 살아간 도시도 다르다. 카프카는 프라하에서, 실레는 빈에서 살았다. 서로 만난 적도 없고 친분도 없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어? 이 사람들 생각보다 많이 닮았네." 라고 생각했다.
<<만나지 않은 쌍둥이>>를 읽으며 그런 기분을 여러 번 느꼈다.

둘은 실제 쌍둥이가 아니다. 하지만 삶의 모습이 놀라울 만큼 비슷했다.

두 사람 모두 자수성가한 아버지의 그늘 아래에서 성장했다. 강하고 권위적인 아버지 앞에서 늘 작아졌고, 인정받고 싶으면서도 끝내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다. 작품 역시 마찬가지였다. 실레는 자신의 그림이 검열당하고 불태워지는 일을 겪었고, 카프카는 생전에 자신의 작품이 제대로 평가받는 경험을 거의 하지 못했다.

신기한 것은 그 이후다.
불태워지고 외면받았던 작품들이 살아남아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다른 장소에서 같은 꿈을 꾸었던 사람들처럼 말이다.

책의 첫머리에 실린 "변신"은 다시 읽어봐도 인상적이다.
어느 날 눈을 뜨니 벌레가 되어 버린 남자 이야기. 처음 읽으면 황당하지만, 몇 장 읽다 보면 웃음이 싹 사라진다.

"만약 내가 갑자기 아무 쓸모없는 사람이 된다면 어떨까?"
가족 안에서, 사회 안에서, 내가 맡은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사람들은 여전히 나를 나로 봐줄까.

카프카는 이런 불편한 질문을 작품마다 숨겨놓았다.
사는 내내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이기도 했거니와, 끝내 그 답을 내리지 못한 혼란을 고스란히 작품 속에 녹여냈다.

이 문화전집을 통해 읽은"관찰"과 "팔절판 노트"의 문장이 자꾸 읽혔다.
길지 않은 문장들인데도 이상하게 오래 남는다. 누구나 마음속에 혼자만의 방 하나쯤 가지고 있다는 생각, 쉽게 설명할 수 없는 불안과 외로움 같은 것들이 문장마다 가득했다.

그 옆에 놓인 실레의 그림들은 더욱 묘했다.
뒤틀린 몸, 불안한 눈빛, 어딘가 위태로운 자세들.
카프카가 글로 표현한 감정을 실레는 선과 색으로 그리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이 책은 문학과 미술을 함께 읽는 책이라기보다 두 사람이 서로의 작품을 대신 설명해 주는 책에 가깝게 느껴졌다.
마치 작정하고 쓰고 그린 것처럼.

에곤 실레는 편지와 시를 통해 문학적인 면모도 보였다. 특히 전쟁과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에서는 불안한 시대를 견디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으려 했던 한 사람의 마음이 전해졌다.

그리고 마지막에 실린 홍선기 작가의 단편소설 "청진"까지 읽고 나니, 프란츠 카프카와 에곤 실레의 이야기가 현재로 이어지는 듯 했다.

우리는 왜 이렇게 타인의 시선과 역할에 매여 살아가는 걸까.
완전히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공존함이 아이러니하다.
카프카와 실레는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들이 남긴 질문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이 남긴 같은 질문이 오랫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 책은 단순히 작품을 읽기만 하는 책이 아니다. 두 예술가의 삶을 엿보게 하고, 삶이 작품 속에 어떻게 담겼는지 살펴보게 한다.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을 읽었으나 온전히 감상하지 못한 독자에게, 에곤 실레의 기묘한 작품의 이면을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모티브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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