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쩡이의 알라딘서재
  • 귤의 맛
  • 조남주
  • 12,150원 (10%670)
  • 2020-05-28
  • : 6,694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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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꿈꾸기도 모자랄 시간, 우리는 친구가 왜 그리 중요했을까?
이제껏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는데, <귤의 맛>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소란은 가장 친한 친구가 이사를 갔다. 가기 싫다고, 가지 말라고 해서 자신들의 의견이 받아질리 없으니 자주 보자는 덧없는 약속만 할 뿐이었다.
다윤은 동생이 없어 외로웠다. 동생이 곧 태어난다는 소식에 얼마나 들떴는지, 다윤은 동생과 재밌게 놀 생각만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태어난 동생이 아팠고, 다윤이는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해인이는 가부장적인 아빠와 희생하는 엄마 사이에서 늘 불안했다. 공부만 하라는 기대도 버거웠고, 집이 망해서 아파트에 살지 못하는 것도 속상했다.
은지는 친구 무리에서 이유없는 왕따를 당했고, 학폭으로 가해자는 학교를 떠났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했다. 아무 이유없다는 사실이 더욱 가혹했다. 결국 은지도 다니던 학교를 떠나왔다.

크고 작은 상처를 가진 채 만난 친구들. 우연히 한 동아리에 등록한 인연으로 뭉쳐다니기 시작했다. 영원할 것 같았던 우정도 서서히 틈이 생기고, 그 틈으로 부정적인 감정들이 마구 샘솟았다. 질투, 의심, 불안...

다시는 아픈 경험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해봐도, 자신도 모르게 또 다시 반복되는 굴레 속에 갇히고 마는 아이들.
그땐 그게 가장 중요하고, 아프고, 가슴 뛰는 일이였으리라.
잘 이겨내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
그 사이엔 또 다른 상처가 자리했다. 가족의 부재.
믿고 의지할 곳이 없다는 것은 아이들을 외롭게 했고, 맹목적인 갈망에 허우적대는 좀비와 같았다.
어른들에게 받아야 할 인정과 사랑을,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어버리는 감정에 기대고 있으니, 살얼음 위를 걷듯 위태로울 수밖에.

내가 겪었고, 누군가 경험했던 십대의 우정을 담은 소설.
잘못된 선택을 하고, 또 다시 기회를 얻고, 실패를 하고, 다시 시작하는 동안 아이들은 배우고 성장한다.
또 다른 기회가 온다는 것을.
지금 딱 소설 속 아이와 같은 나이대의 자녀를 키우고 있다보니, 감정이입 돼서 혼났다.
그시절의 나도 그랬다는 공감보다도, 아이들에게 믿고 의지할만한 어른이 되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 시간이었다.
청소년 소설 <귤의 맛>을 사춘기 자녀를 둔 학부모가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아이들의 고민과 걱정, 불안을 느껴보시는 것과 더불어 아이에겐 어떤 어른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시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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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16
소란은 세 사람 사이에서 느꼈던 안정돠 온기, 충만,, 기대와 그만큼의 소외, 불안, 허무, 실망의 감정들을 떠올렸다.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은 만큼 한 덩어리로 묶이는 것도 싫었다. 중학교만 졸업하면 끝이구나 후련하다가도 혼자가 될까 봐 두려웠다. (...)
함께 놀고 싸우며 자랐던 친구들이 하나둘 더 나은 곳으로 떠나면서 제자리에 있던 소란이 뒷걸음한 것처럼 되었고, 둘러보니 어느새 까마득히 뒤처져 있었다. 더 이상 패배감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밑줄_p120
은지가 먼저 전화를 끊었다. 그때 은지는 처음으로 잘못하지 않아도 불행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모두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일에 영향을 받고 책임을 지고 때고는 해결하면서 살아간다는 사실도. (...)
동화 이후에도 은지가 회복되지 않자 은지 엄마는 서울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 결정도 은지의 것은 아니었다.






>> 이 서평은 독파(@dokpa_challenge) 앰배서더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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