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천국 가는 날
쩡이 2025/04/18 09:37
쩡이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김밥천국 가는 날
- 전혜진
- 15,750원 (10%↓
870) - 2025-04-09
: 2,390
#서평
>>
가느다란 인연이 얽히고 설킨 이야기.
한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처음 이야기에 등장했던 인물 중 한 명이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연작 소설이었다.
"다음 이야기는 누가 등장할까?"
라는 궁금증에 소설을 읽다보면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나게 된다.
말기암에 걸린 환자, 가부장적인 집안 분위기가 힘든 아내, 갑자기 그만두 부하직원의 일까지 도맡아 하게 되는 상사 등 어디서 들어 봤을 법한 이웃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인생이 허망할 때, 분노할 때, 우울할 때, 무기력할 때
당신을 위로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소설 속 등장인물은 소울푸드로 스스로를 위로했다.
주인공이 김밥천국에 가는 날은 아프고, 슬프고, 외울 때였다.
치즈를 올린 떡볶이, 참치김밥, 비빔국수, 김치만두, 오므라이스 등 다양한 메뉴가 등장하지만, 주인공들을 위로한다는 점은 일맥상통한다.
한 젓가락 입에 넣는 것만으로도 모든 시름이 사라지는 주인공을 보고 있으니, 필자의 소울푸드도 떠올랐다.
이쯤되면 독자는 '내가 좋아하는 소울푸드가 나올까' 라는 궁금증이 생기는 게 인지상정.
쫄면이 마지막에 등장했을 때, 작은 탄성이 터졌다.
필자의 소울푸드라 너무 반가웠으니까.
사심 가득 담아, 마지막 에피소드를 더 세심하게 읽었다.
내가 쫄면을 찾을 때와 이유는 달랐지만, 쫄면을 설명하는 문단에서는 침샘을 자극할 정도로 섬세한 묘사가 일품이었다.
꿀꺽.
누구나 사는 일은 힘들고 버겁다.
세상이 나에게만 가혹한 잣대를 대는 것 같아 좌절하고 싶어질 때도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주저 앉았으면, 살아남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소울푸드로 스스로를 위로하는 주인공처럼, 독자들 또한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을 떠올려 보게 될 것이다.
아니면, 자신만의 소울푸드를 생각하며 필자처럼 침을 꼴깍 삼킬지도 모르겠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때 꺼내보면 좋을 소설.
당신의 인생은 무탈하길, 혹여 힘들어도 셀프위로하며 훌훌 털고 일어나길 바란다.
>>
>밑줄_p14
다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지만, 은심은 안다. 동료라고 말하고, 서로의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도 다 알 만큼 친하다고 말하지만, 정말 관심이 있고 걱정이 되어서 묻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나쁜 일이 있으면 걱정하는 척하고, 좋은 일이 있으면 부럽다고 말하면서도 살살 비꼬다가, 돌아서서는 마치 연예인의 가십거리를 이야기하듯 떠들어댈 것이다.
>밑줄_p52
은희는 씁씁한 마음으로 유 주사를 바라보았다. 이상하지, 그거 나도 알지. 그래도 그렇게 대답 못 하는 나도 어쩌면 그런 꼰대들 중 하나가 되어 버렸는지도 모르지. 유 주사는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자기 짐을 품에 안고 시청을 나섰다. 은희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쓸 만한 위로조차 해주지 못한 것에 미안했다.
>> 이 서평은 래빗홀(@rabbithole_book)로부터 협찬 제안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김밥천구가는길 #전혜진 #래빗홀
#장편소설 #연작소설 #국내소설 #추억의음식
#신간도서 #신간소설 #신간추천도서 #공감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서평스타그램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