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사이코패스(Psychopath)나 조현병(調絃病) 환자에 의한 범죄 보도가 부쩍 늘어난 것 같다. 분노조절 장애로 순간적으로 살인을 하는 사례 역시 마찬가지이다. 경제 상황이 갈수록 좋지 않고 코로나 확산으로 사람들의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다 보니 내면에 쌓여 있던 스트레스가 어떤 계기로 폭발한 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마침 이러한 악행을 저지르고 주변 사람들을 못살게 구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일까? 어쩔 수 없이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도 악(惡)이라고 해야 할까? 인간은 원래 악한 존재인 걸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담은 책이 출간되어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동국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같은 대학교에서 ‘죽음 심리학’으로 영화를 연구하고, 현재는 모교의 교수로 재직하고 계시는 김성규 교수님의 『인간의 악에게 묻는다』가 바로 소개하려는 책이다. 악(惡)이라는 용어를 들으면 에덴동산의 선악과(善惡果)가 떠오를 수도 있겠고, 맹자(孟子)의 성선설(性善說)에 대응되는 순자(荀子)의 성악설(性惡說)이 연상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저자가 보는 악(惡)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선(善)의 반대말과는 개념이 조금은 다르다.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상 심리(異常 心理)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나 남에게 불안감을 주는 것도 악(惡)에 해당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악(惡)이라는 타이틀로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로부터 반응이 좋았던 13개의 주제들을 모아 엮은 것으로 ‘갑질의 심리’, ‘사이코패스’, ‘거짓말의 심리’, ‘관음증’, ‘아동학대’, ‘정신분열증’, ‘질투심’, ‘다중인격장애’, ‘알츠하이머병’, ‘외로움’, ‘완벽주의’ 등을 영화나 전문가 등의 의견을 인용함으로써 보다 입체적으로 구성하여 독자들이 내용을 이해하기가 수월하다. 아울러 13개 챕터의 본문 앞과 뒤로 저자의 경험이나 생각을 담은 에세이를 수록하고, 본문에서 다룬 작품과 함께 보면 좋을 작품을 친절하게 기재해 두어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필자의 경우는 보지 못한 영화나 생소한 용어 등을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서 읽다 보니 시간은 좀 더 소요되었지만 저자가 알려주려는 개념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어 오히려 효율적이었던 것 같다. 사이코패스(Psychopath)와 소시오패스(Sociopath)는 다른 개념을 가진 용어로 생각했었는데, 심리학계에서는 ‘사이코패스’라는 표현을 선호하는 편이고, 사회학계에서는 ‘소시오패스’라는 표현을 선호하는 편일 뿐 사실상 같은 말이라고 한다. 책에는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가 있어 본인이 사이코패스인지 여부를 점수로 확인할 수 있게 해놓았는데, 의외로 점수가 높게 나와서 약간 놀라기도 했으나 저자는 진짜 사이코패스는 감정변화가 거의 없으니까 높은 점수가 나와서 놀랐다면 사이코패스가 아닐 것이라고 안심시켜 준다. 인간의 심리에 관심이 있거나 특히 인간은 악한 존재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싶어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