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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타자와의 관계에서 끊임없이 나를 비교하여 정의하고 내 행복과 만족감을 계량화한다. 또한 사회적 관습, 제도에 나를 위탁한 후에야 안정감과 귀속감을 느낀다. 그것의 규모와 모습, 성격이 어떠하든지 간에 수없이 많은 '우리' 속에 나를 집어넣어 그 조직이 원하는 관습과 규범을 따라야만 비로소 안심이 된다. 내 행동의 정식을 '나' 밖에 있는 것에 맞추기에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잊고 살아가는 것이다.
라깡이 말하는 가짜 '자아'에 휩싸여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 욕망을 사회적 관계 속에서 우회적으로 드러내거나 은폐하느라 신나고 즐겁게 살지 못하고 피곤하고 지루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아니 살아진 것이다. 내 인생에 벌어진 모든 일들에 대한 결정은 진정 내가 한 것이 아니다. 내 행동의 모든 결정을 외부에서 찾았기에 내 존재는 늘 불안하다.
이 책 <자기결정의 원칙>은 우리가 살면서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상실하게 되는 여러 상황을 이야기 한다. '칭찬받는 것에 익숙해 지는 것'이나 '모범을 따르는 것'이 그것이다. 사람이 자기 고유의 동기나 의도로 무언가를 행하기보다는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칭찬'을 통해서나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규범과 관습에 따르게 될때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나를 그리고 타인을 존재로 느낀다면 그것이 칭찬이든, 비판이든 무슨 상관이랴? 그러나 우리는 상대를 존재가 아닌 그가 처한 사회적 위치, 좌표로만 인식하기에 칭찬이 그렇게도 필요한 것이다. 내 존재는 많은 '허울'을 뒤집어쓰고 살아가기에 그 '허울'에 걸맞는 칭찬을 들어야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내 존재가 뒤집어 쓴 이 '허울'은 나를 '성공'에 길들여지게 하거나 혹은 실패의 늪에서 괴로워하며 주변의 상황을 탓하는 '희생자 스토리'에 젖어 살게 한다.
영화 <내 어머니의 모든 것>에서 주인공 미뉴엘라는 성공한 여배우에게 말한다. '성공에는 맛과 향기가 없어요. 성공에 길들여진 사람은 존재를 느끼지 못해요'라고.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존재를 느끼기 전에 먼저 가치나 개념을 사고 했기에 인생의 주인으로서의 내 모습을 잃어버리고 재미없게 살고 있는 것이다.
저자인 슈프렝어는 말한다. 모든 인간은 유일하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려고 하는 것, 다른 사람의 판단으로부터 독립해 '너 자신이 되라'고 한다.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유일무이한 너의 재능이 태양처럼 빛을 발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우리를 격려한다.
내 존재를 먼저 느낄 때, 그 곳에서 즐거움은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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