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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노의 숫자
  •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 15,300원 (10%850)
  • 2014-04-30
  • : 586

[분노의 숫자]

-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지음, 동녘 출판사

 

■ 서론

 

프롤로그에서 밝히듯 2012년 《리셋 코리아》는 “한국사회의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으로 소득 주도 성장,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 그리고 사회적 경제 활성화 등을 제시”하며, “이론과 거시적인 통계에 입각해서 새로운 발전 모델을 제시”하려 한 책이었다면, 《분노의 숫자》는 “일반 시민들의 삶을 미시적으로 관찰하고 시민들이 몸으로 느끼던 문제를 간명한 숫자로 보여 주려고 노력”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두 책은 한 쌍을 이루고 있으며, 전체적인 이해를 위해 필자 역시 《리셋 코리아》를 구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구성과 더불어 상업적 목적도 일정 부분 달성한 책이라 평해본다. ‘리셋 코리아’도 읽어보라는 말이다.

 

프롤로그 제목이 ‘한국사회 불평등과 분노의 숫자’인데, “‘요람에서 무덤까지’ 복지가 아닌 불평등이 한국사회를 억누르고 있다”는 표현이 이 책을 한 마디로 요약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즉 ‘불평등’이란 키워드로 읽어나가면 이 책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불평등은 ‘경제’라는 분야로 가장 잘 읽어낼 수 있기에, 경제 전문가이기도 한 정태인 원장은 프롤로그에서 불평등의 심화를 90년대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보고 이후 양극화가 심화되었다고 하며 설명을 이어간다. 그 핵심은 다음의 설명일 것이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돈은 노동자의 임금으로, 국가의 세금으로, 사회 투자와 고용확대로 나눠어야 한다. 하지만 2014년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경제성장의 열매인 이윤의 대부분을 기업 소유주와 주주들이 챙기고 있다. 이윤이 투자와 고용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처럼 기업에 쌓인 돈이 사회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생산한 제품을 소비할 여력이 없어져 경제는 침체된다. 이러한 내수 시장의 문제를 수출과 금융 거품으로 메꿔 온 것이 그동안의 정책이었다. 빚을 내서 집을 사고, 주식에 투자하고, 소비를 늘리는 것이 장려되었다. 이와 함께 대기업의 수출을 장려하기 위한 노동시장 유연화와 대기업 감세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렇듯이 수출 주도 전략과 자산 거품 정책은 ‘샴쌍둥이’다.

대기업이 이윤을 독차지하면서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는 복지의 부재다. 기업의 이윤은 한편으로는 노동자의 임금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의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세금을 통해 분배된다. 하지만 한국의 기업은 노동자의 임금으로도, 세금으로도 이윤을 나누지 않고 있다. 그 결과는 심각한 사회안전망의 부재다. (중략) 한국의 기업과 고소득층은 세금을 너무 적게 낸다. 이는 한국사회의 사회안전망이 최소한의 수준일 수밖에 없는 핵심적인 이유다. 낮은 수준의 사회안전망은 심각한 사회 불안과 경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p.7~8)

 

즉 이 책은 “이런 거시적인 그림을 세세하게, 시민들의 삶을 직접 보여주는 구체적인 수치로 표현했다.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생애 주기에 따라 어떤 불평등이 발생하고 있는지, 상호 연관된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지, 해법은 무엇인지를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구체적 수치들을 통해, 이 사회의 거시적 문제를 볼 수 있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 본론

 

이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이 책이 자랑하는 몇 개의 ‘인포그래픽’ 데이터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진다. 한 눈에 들어오는 수치는 디자인도 이쁘지만 해당 주제에 대한 핵심적인 통계를 담고 있어 매우 유용하다.

 

아동과 청소년 문제, 청년 문제, 워킹푸어, 여성 노동 문제, 가계부채 문제, 대기업의 문제, 주거 문제, 의료 문제, 복지 문제, 노인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는 필자가 생각하는 장점 몇 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확신을 주는 책이다.

사실 정치나 경제, 시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여기서 언급한 주제와 주장하는 내용들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또 이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누군가가 그에 대해 질문한다면 주장만 갖고는 대답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 구체적인 데이터를 살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주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필자 역시 그러한 경험을 할 때가 있는데, 아마 이 책을 미리 알았더라면 확신을 가지고 설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과 비교대상이 대부분 소위 선진국이라 하는 OECD 국가들이라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아마도 지금까지 이러한 통계들을 잘 접하지 못한 것은 이 사회의 주류들이 감추고 싶었던 데이터들이었기 때문일 것이리라.

 

둘째, 유용한 책이다.

첫째 이유와도 연결되는 데, 어떤 질문이나 한국사회 어떤 문제의 원인들을 찾아보려고 할 때 꽤 유용할 것이라 생각된다. 여기서 다루는 주제들은 한국사회 전반에 대한 주제들이라 왠만하면 다 걸릴 것이고, 아주 디테일 하지는 않지만, 그 주제에 대한 핵심을 다루고 그에 대한 주요 통계들을 담고 있어서 이 책 한권만 들고 있으면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또한 굳이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그때 그때 관심 있는 주제별로 찾아보면 된다.

 

셋째, 쉽다.

통계를 다루는 책이라고 하면 대체로 어려울 것이라고 짐작하고 감히 손을 대기 어려워한다.

하지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정말 쉽다. 보통 한 주제를 4-5가지의 소주제로 다루는데 4페이지 정도밖에 되지 않는 짤막한 분량이라 읽기도 좋고, 부담이 없다. 또 친절하게 어려운 용어들은 각주에 상세히 설명이 되어 있어 이해하기에도 쉽다. 사실 통계를 잘 보여주는 ‘인포그래픽’만 잘 이해해도 이 책 전체를 거의 이해했다고 보면 된다. 나머지 설명은 이 인포 대한 설명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생활밀착형이다.

평소 경험을 통해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지거나 아마도 그럴 것이다 라고 막연히 추축하고 있는 문제들을 명확히 짚어준다. 그런데 그게 일상에서 늘 부딪히는 그런 문제들이다.

병명을 제대로 알아야 병을 고칠 수 있듯이, 원인을 제대로 짚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현재 겪고 있는 월세, 부채, 건강, 복지 등의 일상적인 문제들의 원인을 알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물론 큰 해결책은 제시하지만 이를 위해 구체적 방안을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 아마도 그건 이 책의 목적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첫 단추를 잘 끼는 것이 중요하기에 정확한 원인 파악을 통해 해결에 점점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굳이 단점도 꼽아야 한다면 한 가지 있다. 그건 바라 반복이 많다는 점이다.

매 장 초반에 해당 장에 대한 전체적인 설명을 하고 소주제에서 다시 반복될 때가 많은데, 어떤 것은 3번씩 반복이 되기도 한다. 아마도 복수의 저자들이 집필하다보니 발생하는 문제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반대로 생각하면, 반복을 통해 계속적으로 강조를 해주어 잊어버리지 않고 각인시키는 긍정적 평가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잠시 분노를 내려놓는다면..

 

또 하나 필자가 눈에 띄었던 것은 작금의 위기에 대한 엄중한 경고였었다.

“자본주의 역사를 볼 때 현재 수준의 불평등은 1929년 대공황 이래 처음이며 더 큰 문제는 해결의 기미 없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상 해방 이후 최대의 불평등이다.”라는 문장을 비롯해 군데군데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암시하는 대목을 볼 때, 현재를 사는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이 시기를 더 진지하게 바라보고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 결론

 

《분노의 숫자》란 제목처럼 이 책을 계속 읽다보면 분노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이 책은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이는 에필로그에 가상의 시나리오로 잘 드러나 있다.

2017년 시민들은 새로운 선택을 했고, 노동자의 월급을 올리고, 고소득자가 세금을 많이 내며, 복지를 늘리고, 경제민주화 입법을 이루어 내는 등의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비록 가상의 시나리오지만 인류의 발전과 변화는 늘 상상에서 시작되지 않았는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가 《불평등의 대가》라는 책에서 했던 주장 역시 희망을 던져 준다.

 

“(중략) 그러나 불평등은 대부분 과학 기술과 시장의 힘, 그리고 광범한 사회적 힘에 영향을 미치고 이를 견인하는 정부 정책에서 비롯한 결과다. 바로 여기서 희망과 절망이 교차한다. 이런 불평등이 불가피한 것이 아니며, 정책을 바꾸면 보다 효율적이고 보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분노를 강요하는 책이 아닌, 실천적으로 도움이 되는 책”, 한국사회의 통계를 “우리 삶의 궤적에 맞춰 재구성” 한 이 책은 “우리가 사는 세상, 내가 처해 있는 어려움을 객관적이고도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것, 그리고 그 현실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분노하고 개선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 이것이 새로운 희망을 만들 수 있는 힘”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분노를 느꼈다면 자신이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무슨 행동이라도 해야 한다”고 했던 고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처럼, 《분노의 숫자》는 우선은 분노하고, 그 다음은 행동해야한다고 우리를 추동한다.

 

 

김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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