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김진송 씨의 목수일기를 읽었다. 우선 책을 열어 보자마자 놀란 것은 김진송 씨가 더 이상 목수일기 때의 서툰 솜씨의 초보목수가 더 이상 아니라는 점이었다. '목수일기' 때는 좀 습작 냄새가 나는, 형이상학적, 비실용적 가구나 조형물등을 주로 만들었다면 '책벌레 이야기'에서는 구체적인 인형, 여러 동물들, 재미있는 캐릭터 등을 자유자재로 만들어 내고 있다. 불과 몇년 사이에 비약적으로 발전된 저자의 작품 속에서 저자의 일에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목수로서 번듯한 재료구하기가 쉽지않은 현실의 한계성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있고, 더 나아가 단지 나무에만 국한 되지 않고 다양한 재료로 작품을 시도했다는 점 또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대부분의 작품은 풍부한 상상력이 발휘된 작품들이다. 작품과 작품을 주제로 한 글을 더불어 실어 놓았다. 얼핏 보기엔 동화적이고 순수하게도 보이지만, 그 이면에 지은이의 외로움과 현실을 극복하려는 치열함을 느낄 수 있다. 좀 엽기적인 작품도 있고 어떤 작품은 철학적이다. 다양하고 재미있다. 한편으로는 저자가 진정한 자신의 작품세계을 찾아가는 과정처럼 보인다. 나른한 봄날 오후, 머리 식힐 겸 보는 책으로서 추천한다.
짐을 잔뜩 실은 노새가 말했습니다.
'짐은 곧 나다.' (8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