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cool님의 서재

‘행복‘을 주제로 인터뷰를 했다. 기자가 물었다. 지금 행복하냐고, 행복하다고 했다. 행복한 것을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다. 일상적인 삶을 살고 있기에, 일상성이 회복되었기에 행복하다고했다.
아들의 장애가 내 인생의 장애이던 ‘지옥의 3년 동안은 울면서 일어나 울면서 하루를 마감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침묵한채 쌍둥이를 먹이고 입히고 씻겼다. 온종일 한마디도 하지 않는날이 많았다. 딸은 시댁에 맡겨 놓고 아들을 치료실에 데리고 다녔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에 오면 또다시 침묵한 채 쌍둥이를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재웠다. 설거지하면서 울었고, 이유식 먹이다 울었고, 양치질하다가 울었다. 잠들기 전에 울었고, 자다깨 아이 기저귀를 갈며 또 울었다. 그런 날들이었다.
지금은 아침에 일어나면 쩌렁쩌렁 소리부터 지른다. "헉! 또늦었다. 빨리 일어나!" 남편과 아이들을 회사와 학교에 보내고나는 카페에 글 쓰러 가거나 강연하러 간다. 그러다 저녁이 되어가족 구성원이 모이면 다시 내 할 일(소리 지르기)을 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아까 닦았어도 방금 초코파이 먹었잖아. 양치 또하고 와!" "동환아, 창문 좀 그만 열어!" "자기야 TV 소리 줄여!"
괴롭고 슬픈 일은 여전히 일어난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괴로움과 나는 동의어가 아니고 슬픔과 나도 동의어가 아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를 더 배려하게 된다. 놓아버리지 않는 것으로 내 삶을 배려한다.
행복해서 미치겠다가 아니라 여느 가정과 다를 바 없는, 일상성이 회복된 삶을 살고 있기에 행복하다. 일상적인 삶이 진밀도 있는 행복한 삶이다. 다만 일상적이기에 그 일상을 잃기 견엔 행복이 행복임을 모를 뿐,
- P47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