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미소짓는 세상을 꿈꾸며..
냉이 2001/11/01 21:19
냉이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모든것이 풍요로워 보이는 요즘. 보이는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대학교 1학년때 전태일이 영화로 만들어져 친구들과 함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아름답다는 말에 그리 서러움이 서려있을줄이야. 청년이라는 말이 그렇게 푸르러 보이는것은 그의 이름 앞에 붙었을때가 처음이었다. 그때 그의 영화앞에서 넋을 빼고 바라볼수 있었던건 내가 뭘 알아서일까.
시간이 흐르고 그때의 그 기억에 전태일 평전을 읽게 되었다. 다행 그의 일기부터 가족이야기, 성장 과정등 살아온 이야기가 구구절절 제대로 적힌 책을 접할수 있어 좋았다. 허나 나라는 배부른 사람에게는 푸르름이란 가을서리를 맞아 누렇게 퇴색되기전까지 뿐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아니라 그가 바보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여공의 배고픔을 채워주기전에 자신의 허기를 달랬어야했고 자신의 집을 마련했어야했고 노동법을 보기전에 자신의 출세를 위해 모자라는 학력을 높였어야했다.또 동료들과 노조를 만들것이 아니라 자신이 부자가 되었어야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나는 모른다. 그가 얼마나 배고팠는지 동대문 여공들의 생활이 어떠한지 책을 손에 들고 읽으면서도 나는 알수 없다. 어쩌면 그 시대를 살아온 우리 아버지세대 모두가 겪었을 배고픔이며 억척이었을것인데 고작 몇십년전의 일이것만, 나는 그들의 세대를 모른다 할수 있을까. 지금의 나는 그들의 아픔을 딛고 서있는것인데도 그들을 이해할수 없다 할 자격이 있는것일까.
그가 정말 원했던것은 무엇인지.어찌하여 그는 이세상에 없고 남은 이들에게 그의 의미는 무엇인지.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