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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성님의 서재
  • 이제야 언니에게
  • 최진영
  • 14,400원 (10%800)
  • 2019-09-20
  • : 5,135
" 제야는 살아내고 싶었다. "

사실 이전에 읽은 소설이 죄다 화자가 죽는 것들이라 제야 언니도 죽을까싶어 걱정했다. 문장이 마음에 들면 사 읽는 타입인데, 이 소설도 문장 하나만 보고 샀다가 생각보다 적나라한 현실을 담고 있어 놀랐다.

소설 나온 지 몇 년이 됐는데도 여전히 한국은 피해자보단 가해자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강요한다. 강간을 당한 피해자는 다른 것만 변하는게 아니라, 마음까지 썩어문드러져가며 결국 좋아하던 사람과의 관계마저 변해버릴 수 있음을. 원치 않아도 믿던 사람을 의심하게 되는 그런 부정적인 감각이 더 사람을 힘들게 한다는 게 잘 드러났다. 승호와 제니를 의심하고, 못미더워하며 불안해하는 이제야.

제야가 죽진 않을까 불안하게 여겼던 것도 결국은 내 안에 어떤 '피해자다움'이라는게 정의가 내려져있어서 그런게 아닌가하는 반성도 잠시 하게 된다.

소설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건

언젠가는 너를 만나러 갈게.
내가 꼭 너에게 갈게.

라는 마지막 문장.

그 속에 담긴, 이제야 언니가 언젠가는 제 삶을 찾고, 그 태산같은 먼지를 털어낼 수 있을거라는 희망의 조짐이 보인다는 것. 이제야에게도 삶이 있다. 삶이 망가져야 했던 가해자에게만 삶이 있는게 아니라, 이제아에게도 제 몫의 살아나갈 삶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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