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_
  • 느려도 너무 느린 이유노
  • 정유리
  • 9,900원 (10%550)
  • 2021-11-05
  • : 141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느려도 너무 느린 이유노>는 주변에 너무 관심이 많아 정작 자신의 것을 챙기지 못해 늘 행동이 느린 이유노가 행동을 빠르게 고쳐 주는 ‘타임피아’에 가게 되고, 다녀온 후 행동이 바뀌게 되는 이야기이다.

그림책의 삽화와는 다른 위치에 있기는 하지만, 동화책에서도 삽화는 늘 중요하다. 머릿속에서 등장인물과 배경을 상상하는 힘이 부족한 어린이들은 삽화에 의지해 낱말을 읽어 나가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삽화를 그린 김규택 작가의 귀여운 그림체와 채도가 낮은 색감이 눈을 편안하게 해 글을 읽기 편했다. 똑같이 김규택 작가가 그림을 그린 <라면 먹는 개>의 삽화도 따뜻한 글의 분위기에 삽화가 잘 어울려서 좋았는데, <느려도 너무 느린 이유노>도 느리긴 하지만 따뜻하고 다정한 마음을 가진 주인공 이유노와 삽화의 분위기가 잘 어울렸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 대해 생각했다. 수업을 짤 때마다 활동 하나에 시간을 얼마나 줄까 하는 문제를 가지고 늘 고민한다. 한 교실에 모인 학생들은 흥미와 수준이 모두 달라서 같은 활동을 내밀어도 5분 만에 완벽히 학습 목표에 도달하는 학생이 있는 반면 20분을 붙잡고 있어도 뾰족한 결과물 하나 나오지 않는 학생도 있다. 또한 결과물의 질은 상관없고 무조건 빨리 끝내는 데만 집중하는 학생도 있다. 그런가 하면 다른 친구들의 활동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기만의 속도로 진행해서 내가 준 시간의 세 배는 써야 하지만, 결국엔 친구들과 내가 모두 감탄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학생도 있다.

속도의 차이 하나만으로 누구에게 누구를 닮으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시간을 길게 써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학생은 다른 친구들에게 시간을 들이는 것의 가치를 알게 한다. 활동을 빨리 끝내는 학생은 할 일을 먼저 끝내고 남는 시간에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뿌듯한지 알게 되고, 속도가 느린 학생을 돕게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재촉하지 않고, 게으름 피우지 않는 것이다. 이야기 속의 이유노 가족처럼.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