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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추 선생과 열네 아이들
  • 탁동철
  • 12,600원 (10%700)
  • 2021-06-03
  • : 163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여러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렇게 자율적으로 생활할 수 있을 때까지 교사의 많은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글쓴이가 교사 자신이라 그런지 몰라도 교사가 아이들을 위해 뒤에서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소홀히 기록한 것 같아 아쉽다. 초등학교 교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히 모르는 독자라면 '학급이 이런 식으로 운영되면 교사의 존재가 의미가 있는가'하고 생각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학생들이 겪는 갈등과 문제가 현실적이고 생생해서 재미있게 읽었다. 다만 아이와 어른, 학생과 교사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시각으로 보면 담임교사의 자세가 유치하기만 한 듯하여 보기 힘들었다.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교사가 간단히 자신의 교육관을 담은 글을 실어 놓기는 했으나 그 글과 이야기가 잘 연결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의 삶을 보는 것도 좋지만 교사는 아이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도 보고 그것을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협상'에서 여학생의 체중 문제에 대해 교사가 장난으로 넘어가려는 부분(그리고 여학생이 장난을 받아들여 주는 부분)은 좀 불쾌했다. 또 '벨튀'에서는 아이들과 교사가 자신들의 '자율적인 학교생활'을 위해 교실 밖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이 책의 미덕은 아이들 하나하나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인식하고 서로 돕고 의사소통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데에 있다. 학교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지려면 각 학급의 학생 수가 이야기에 나오는 것처럼 열다섯 명 이하로 줄어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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