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가 사라진 교실>은 미국의 스페인어 교사가 어느 날 학생들이 자신의 수업을 지루해하며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 다양한 디지털 도구와 활동 중심 수업으로 수업을 즐겁고 효과적으로 구성하려 노력한 모습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은 크게 네 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 번째 장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사용할 때의 장점을, 두 번째 장에서는 새로운 시대의 교사가 가져야 할 교육관을, 세 번째 장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교육 방법을, 마지막으로 네 번째 장에서는 보다 넓은 의미에서 교사가 가져야 할 삶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 속에서는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만나볼 수 있다. 책을 다 읽은 후 서평을 쓰기 위해 훑어보기만 해도 트위터, 스카이프, 페이스타임, 구글 행아웃, 구글 문서, MOOCs, Socrative.com, 팟캐스트 등 다양한 도구의 이름이 보인다. 이 이름들과 교사의 사용 예시를 읽으며 처음에는 부정적인 감정이 먼저 생겼다. 이 많은 걸 언제 다 해? 타자도 느린 아이들이 어느 세월에 이 도구에 접속하고 사용하지? 컴퓨터를 많이 접한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의 차이는 어떻게 극복하지? 뜬구름 잡는 소리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오랫동안 책을 덮어 놓고 서평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며칠 전 서평을 써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책을 읽었을 때, 도구를 소개하는 말들 사이사이에 도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사의 태도라는 작가의 가치관이 느껴졌다. 언어나 시·공간의 제약으로 소개된 모든 도구를 우리나라에서 사용할 수는 없겠지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수업을 개선하기 위해 교사가 끊임없이 노력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요즘 시대의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과 인터넷 세상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잘 다루든 그렇지 못하든 디지털 도구에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 작가가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사용한 것은 학생들의 그런 흥미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이다.
여러 부정적인 뉴스와 사례를 접한 탓에 학생들에게 스마트폰이나 패드, 또는 컴퓨터를 쥐어 주는 것은 교사들에게 큰 부담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학생들이 그런 디지털 도구를 생산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직 그런 방법을 모르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말했듯 ‘유연한 태도’로, ‘여유’를 가지고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는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교사가 진정 학생들을 위하는 교사가 아닐까 한다.